[新 팔도유람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강원도 통일고성명태축제

입력 2016-10-13 05:20:01

명태, 이름만큼 맛도 다양하구나

고성명태축제장에 설치한 명태덕장 전경. 강원일보 제공
고성명태축제장에 설치한 명태덕장 전경. 강원일보 제공
맨손활어를 잡은 관광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맨손활어를 잡은 관광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명태축제에서 명태로 만든 음식을 시식하는 관광객들.
명태축제에서 명태로 만든 음식을 시식하는 관광객들.

가을의 깊이가 더해지는 바닷가에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제법 쌀쌀하게 느껴진다. 다소 거친 듯한 파도가 갯바위를 두드려대는 해안도로를 따라 느긋하게 달려 보자. 폭염이 휩쓸고 간 가을바다에서 호젓한 백사장을 거닐고 싶을 때 꼭 가고 싶은 곳. 배들이 분주하게 드나드는 항구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맡아보고 싶을 땐 동해안 최북단 고성 거진항을 찾아 떠나자. 갓 잡아올려 퍼덕이는 바닷고기들을 놓고 벌이는 새벽 포구의 시끌벅적한 흥정이 일상에 찌든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고 오래 전에 잊고 있던 열정이 새삼 타올라서 삶의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고성 거진항에서는 저물어 가는 10월을 아쉬워하는 이들을 위해 명태와 항포구 어촌문화체험 축제가 준비돼 있다.

제18회를 통일고성명태축제가 20~23일 펼쳐진다. 축제는 명태를 소재로 한 체험행사와 레저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흥과 맛의 추억을 더한다. 명태 낚시 찍기, 명태 아가미를 꿰는 관태대회, 명태할복대회, 얼음 속 황금명태 찾기, 명태 정량 달기, 명태 투호, 명태 OX게임, 명태구이 한마당, 인간 명태 걸기, 명태 탑 쌓기, 명태 요리 시식회 등 명태 체험 행사가 마련돼 있다.

얼음 속에 얼려둔 명태를 얼음을 쪼아내어 파낸 다음 명태 입 속에 넣어둔 경품을 받아가는 가족 단위 게임인 황금 명태 찾기가 가장 인기 좋다.

맨손 활어잡기, 회 정량 달기, 맨손 활어 옮기기, 감성돔 낚시 체험, 수산물 경매 등 명태 이외 해산물을 소재 삼은 행사도 여러 가지가 열린다. 일반 관광객에겐 맨손 활어 잡기가 아무래도 호기심이 끌리는 행사이며, 낚시에 경험 있는 이들은 항구 안에 그물망을 치고 그 안에 양식한 감성돔을 풀어놓고 하는 감성돔 낚시 체험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바닷가 어항 여행을 해본 이들은 한두 번 수산물 경매 현장을 보았을 것이다. 여러가지 이해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손동작이 재미있어 오래도록 지켜보곤 했던 그 수산물 경매를 직접 해보는 수산물 경매 행사도 연다. 맨손 활어 옮기기에서는 산 문어를 맨손으로 옮기는 대회가 백미로 꼽히고 있다.

래프팅, 카약 무료체험과 플라이보드 시연, 오리배'카누 체험 등 다양한 레저체험과 관람객 편의를 위해 축제 기간 동안 70인 탑승이 가능한 명태 행운열차도 즐길 만하다.

명태풍물장터는 각종 수산물, 건어물, 젓갈류를 비교적 싼 값에 사갈 수 있는 장터다. 고성 어민들은 도매로 넘기는 것보다 훨씬 비싼 값에, 관광객들은 대도시에서 사는 것보다 한결 싸게 살 수 있는 직거래 장터여서 연일 사람이 붐빈다.

그 외 풍어제, 난타, 팔도각설이, 중국기예단, 사물놀이 공연, 어선 불꽃놀이, 청소년 댄스 공연, 명태얼음 조각경연대회 등 수십 가지 행사가 고성 군내 곳곳에서 열린다. 이 중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어선을 타고 통일전망대 앞까지 약 1시간30분에 걸쳐 선상 유람을 하고 돌아오는 어선 무료 시승회다. 어선에 올라보는 것 자체가 독특한 체험이거니와 파도 치는 먼바다로 1시간 이상 나가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 어선 무료 시승회장 앞에는 항상 긴 줄이 늘어선다. 풍랑이 심한 날은 포구 내를 단 10분간이나마 한 바퀴 돌아준다.

도회지와 달리 완전한 암흑인 검은 바다 위 하늘을 배경 삼은 해상 불꽃놀이도 도시민들이 환호하는 행사 중 하나다.

매일 아침 행사장에서 관광객들 속풀이를 위해 5천원씩에 북엇국도 판다. 일찍 일어나 거진 등대에 올라 일출 맞이를 해보는 것도 좋다.

#따뜻한 동해서 자취 감춘 명태…치어 1만5천마리 방류

명태를 알고 축제장을 찾으면 더욱 정겨움을 만끽할 수 있다.

명태는 냉수성 어종으로 명태의 서식에 알맞은 수온은 3∼4℃, 회유성어종이다. 가을철 북태평양으로부터 남하해 9∼10월에는 함경도 연안에 이르고 계속 남하하여 11∼12월에 걸쳐 강원도 연안 및 경북 연안까지 회유한 후 산란한다. 2월 이후 수온이 오르면 다시 북상하며 남북 분단이 되기 전에는 함경도 지역에서 많이 잡혔다.

전국 명태 어획량 중 62%를 고성군의 각 항구에서 차지하고 있어 명실공히 고성군이 제1의 명태고장임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명태가 동해안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명태를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가운에 육상에서 키운 명태치어 1만5천 마리가 처음으로 2015년 12월에 명태보호수면으로 지정된 동해 최북단 저도어장 인근 해역에 방류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명태 치어방류는 그동안 과도한 어획 등으로 동해바다에서 사라진 명태자원을 회복하기 위한 첫 신호탄이다.

명태는 말 그대로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생선으로 저장법도 다양하고 손쉽다. 명태를 그대로 두면 상하기 때문에 내장을 다 빼내어 깨끗이 씻어 냉동하고 건조시에는 바람이 잘 통하는 햇볕에 말린다. 이렇게 냉동과 건조를 하기 위하여 빼낸 내장에는 창란, 명란, 곤지 등과 아가미가 있는데 창란, 명란, 아가미는 젓갈류로 담그고 곤지는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린 뒤 냉동실에 보관해 두면서 곤지찌개 및 볶음용으로 사용하고 젖은 곤지는 명태찌개에 같이 넣고 끓이면 맛이 한결 구수하고 영양가도 높다.

북어는 명태를 빠른 시일 내에 말려 명태살이 딱딱한 상태가 된 것이 북어이고, 얼음물에 담가 눈 속에 찬바람을 맞으며 오랜 기간 말린 것으로 살이 부드럽고 노란 북어가 황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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