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스러운 집 한옥] <上>경북도, 한옥 산업 선점

입력 2016-10-12 04:55:02

전주 한옥마을처럼, 경북도청 신도시에 '한옥 타운' 만든다

안동 하회마을 모습. 하회마을은 인근 한옥마을과 함께 한옥벨트 관광자원으로 본격 개발 중이다. 매일신문 DB
안동 하회마을 모습. 하회마을은 인근 한옥마을과 함께 한옥벨트 관광자원으로 본격 개발 중이다. 매일신문 DB
경북도가 한옥 산업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경북형 한옥 모델을 개발, 한옥 대중화에 한걸음 다가가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김관용(가운데) 도지사가 경북도가 개발해낸 경북형 한옥 모형(ㄷ자 A타입)을 둘러보고 있다. 매일신문 DB
경북도가 한옥 산업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경북형 한옥 모델을 개발, 한옥 대중화에 한걸음 다가가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김관용(가운데) 도지사가 경북도가 개발해낸 경북형 한옥 모형(ㄷ자 A타입)을 둘러보고 있다. 매일신문 DB

멋스러운 집,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옥이 새로운 주거 유행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옥을 지으려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경상북도는 이 같은 추세에 맞춰 한옥이 건축 산업의 새로운 동력으로 올라섰다고 보고 '경북형 한옥'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한옥 산업 육성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저렴한 건축 비용으로 손쉽게 한옥을 지을 수 있도록 한옥 모델을 개발하는 등 한옥 산업 선점에 나선 것이다. 섡

◆한옥 산업 선점한 경상북도

경북도는 경북형 한옥 모델 32개를 경북건축사회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한옥 자재를 모듈화하고 건식 기와 시공법을 도입, 건축비를 크게 줄였으며 공사 기간 역시 30% 이상 단축시킬 수 있게 됐다. 표준모델은 3.3㎡당 1천만원인 건축비를 600만원대까지로 낮췄다.

경북도는 한옥 건축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옥을 새로 지으면 보조금을 지원한다. 경북도는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한옥진흥조례를 만들었으며 조례에 따라 총공사비의 2분의 1 범위 안에서 최대 4천만원까지 보조금을 준다.

경북도는 또 국무총리실 산하 한옥정책연구기관인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건축 목재를 생산하는 산림조합중앙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경북형 한옥 산업 육성 계획도 세웠다.

한옥형 청사로 만들어진 경북도청 주변에는 거대한 한옥 타운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옥형 호텔이 신축되고 한옥마을 조성 계획도 만들어진 것. 경북도는 2022년까지 추진하는 도청 신도시 2단계 사업에 전주 한옥마을보다 규모가 큰 32만여㎡ 규모의 한옥 타운을 만든다.

경북도 이재윤 건축디자인과장은 "한옥 건립 지원을 통해 경북형 한옥을 널리 보급하는 것은 한옥을 산업화하는 것"이라며 "한옥 산업화가 본격화되면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경북도는 조만간 경북형 한옥을 국토교통부 표준설계도서로 등록해 일반인이 무료로 설계도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옥 산업 두고 전국이 경쟁

한옥 산업의 잠재력을 알아챈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한옥마을 조성을 늘리는 등 한옥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한 데다 귀농'귀촌으로 한옥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지자체들도 한옥마을을 만들 경우, 새로운 인구가 들어올 수 있다고 보고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전라남도는 도내 110곳의 한옥마을을 지정, 한옥 1천400동을 지었다. 전남도는 2007년부터 무안 약실, 나주 신광, 강진 월남 등 110곳을 한옥마을로 지정했다. 전체 한옥 2천여 동 중 1천400여 동을 지었다. 올해도 13억원을 들여 4곳 한옥마을에 52동을 신축 중이다.

2015년 6월 '한옥 자산 선언'을 하면서 한옥 활성화에 나섰던 서울시도 북촌'서촌'인사동 등 기존 10개 한옥 밀집지역의 한옥 개'보수 외에도 은평한옥마을 등 새로운 한옥마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세종시도 행정중심복합도시 2만5천83㎡ 부지에 한옥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관광자원이 아니라 새로운 도시 주거마을로 계획했다.

◆기술 개발이 한옥 산업 규모 키운다

한옥은 사실 불편한 집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의 한옥 건축 기술은 이 같은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하는 중이다.

지붕의 경우, 내구성, 내수성 및 시공성이 좋아졌고 경량화된 기와가 올라가고 있다. 시멘트 기와, 합성수지제 기와 등 새로운 재료도 사용되고 있으며 전통 기와와 비교해 내구성 및 시공성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 기와 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다. 친환경 재료로 제조된 기와, 신재생 에너지로 활용 가능한 기와 등 환경 친화적인 기술이 앞다퉈 개발되는 중이다.

바닥 관련 기술도 진화하는 중이다. 난방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시공을 쉽게 할 수 있는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건식공법을 활용한 온돌, 전기필름 및 패널, 온수패널 등 습식공법에 비해 유해물질 배출이 적고 공기가 짧은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금속 바닥판을 이용한 황토온돌 난방 시스템, 옹기구들장을 활용한 난방 시스템 등도 개발됐다. 또 시공의 편의성을 위해 발열체와 바닥 구조가 결합된 제품, 마감용 바닥재 및 몰딩까지 일체화시킨 제품 등 다양한 형태를 보이며 신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더 이상 옛날 한옥이 아니다

단열이 약한 것으로 알려졌던 한옥에 대한 인식도 확 바뀌고 있다. 벽 관련 기술의 진화 덕분이다.

벽 관련 기술은 단열벽재와 마감재가 결합된 형태로 단열 및 기밀 성능을 개선한 제품이 대세다. 단열재를 보강한 기술이 가장 많은데 한옥에 사용되는 벽재의 단열재로는 친환경 재료인 숯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내부의 열손실이 발생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벽과 바닥 연결을 기밀하게 구성하는 기술도 상용화된 상태다.

화이트폼, 숯, 황토벽재 등 단열 재료가 최근 다양해졌고 오일스테인, 한옥 전용 도료 등 한옥에 맞는 특별한 도장재도 개발됐다.

창호는 고정창에 일부 루버, 롤러를 설치해 환기 성능을 향상한 창호와 개폐 가능한 창에 다양한 형태로 개폐되는 여닫이창, 여닫이창에 미들창, 슬라이딩 창호를 추가 설치한 창호 등 환기 성능 향상과 기밀, 단열 성능을 향상시킨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또 문선을 단열부재로 구성하거나, 유리창을 단열유리 또는 이중창, 삼중창으로 설치하는 등 창호의 각 요소들에 현대식 부재를 적용하는 것이 일반화하고 있다. 더불어 한옥용 문의 방음, 단열성을 높이기 위해 문짝과 문틀의 접합부분을 더 세밀하게 시공하고 있다.

그러나 창호 부분은 아직 기술 개발에서 좀 더 진보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집성재를 사용, 단열 성능을 높이려고 하고 있으나 현재 개발'유통되고 있는 기술 및 제품은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경북도 건축디자인과 이상욱 사무관은 "한옥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대중화가 필요하다"며 "경북도는 경북형 한옥 모델 개발 외에도 한옥 건축 소재나 기술 개발 등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조금씩 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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