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에 붙잡힌 야지디족 여성 다 돌아올 때까지 내 삶은 없다"

입력 2016-10-11 19:30:41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 범죄 피해자인 이라크 소수 민족 여성 나디아 무라드(23)가 유럽평의회로부터 '바츨라프 하벨 인권상'을 수상했다.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무라드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IS의 범죄를 심판할 국제 법정을 열어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무라드는 "IS는 우리의 종교를 부인하도록 강요했다. 남자는 살해하고 여자는 노예로 만들고 아이들은 납치해 테러리스트로 만들었다"며 "이것은 종족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사람은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그들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다"며 "우리는 종교의 자유를 가져야 하고,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북부 신자르 지역에 주로 모여 사는 야지디족 인구는 약 50만 명으로, 인종적으로도 소수인 쿠르드계이며 조로아스터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가 혼합된 고대 종교를 갖고 있어 수니파 이슬람으로부터 탄압을 받아왔다.

이들을 이단으로 보는 IS는 2014년 8월 야지디족을 급습해 수천 명을 죽이고 여성 2천 명을 납치했다. 2014년에만 야지디족 5천 명이 IS에 납치됐으며, 3천 명은 여전히 붙잡혀 있는 상태다.

무라드 역시 IS가 점령한 모술로 끌려가 3개월 동안 성폭행을 당하면서 여러 차례 노예로 팔려 다녔다. 무라드의 가족 18명도 IS에 학살되거나 노예가 됐다.

무라드는 "'강간'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8세짜리 소녀도 납치돼 성노예가 됐고, 가족 전체가 몰살당한 사람도 있었다"고 참상을 전했다.

가까스로 독일로 탈출한 무라드는 IS가 야지디족에 행한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인권 활동가로 변신해, 지난해 9월 IS를 집단학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했다.

무라드의 소송은 비영리 구호단체 야즈다가 함께 하고 있으며, 배우 조지 클루니의 부인인 인권 변호사 아말 클루니가 지난 6월 법정 대리인으로 합류해 지원하고 있다.

이런 활동으로 무라드는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지난달 인신매매 피해자인 난민 여성과 소녀들의 참상을 알리는 유엔 친선대사에 임명됐다.

당시 유엔 연설에서 무라드는 "언젠가 가해자들이 헤이그 법정에 서고 전 세계에 그들이 행한 만행을 알릴 것"이라며 "그것이 야지디족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라드는 자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반복해 이야기하는 것에 지치기도 했지만, 자신이 말하고 있는 순간에도 야지디 여성들은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며 "붙잡혀 있는 여성들이 돌아오고, 범죄자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면 그때 나도 내 삶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츨라프 하벨 인권상은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수호를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 유럽평의회가 체코의 극작가이자 초대 대통령인 바츨라프 하벨을 기려 인권 수호에 기여한 개인이나 비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시상한다.

무라드는 네 번째 수상자로, 6만유로(약 7천4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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