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과 갈등설, 노석균 영남대 총장 사퇴

입력 2016-10-07 04:55:04

임기 3개월 앞두고 돌연 사의…학교 운영 문제 놓고 충돌 잦아

노석균 영남대 총장이 임기 만료 3개월여를 앞두고 6일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노 총장은 이날 오후 영남대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인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총장직을 사퇴하겠다"며 "최근 법인 이사회에 총장직 사퇴 의사를 표명했고 19일 법인 정기이사회 때 사퇴가 결정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노 총장은 이달 말까지 총장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사퇴 배경에 대해 노 총장은 "교직원에 대한 법인의 징계 요구와 관련, 그동안 소명하기 위해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심 신청 기각으로 교직원 징계가 불가피하게 되었으나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총장으로서 책임을 물을 수 없고 내가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법인은 지난 2월 영남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해 보직교수 2명에게 중징계를, 직원 2명에게 경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또한 노 총장은 "법인의 징계 요구를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법인과의 갈등설에 대해 일축했다.

하지만 대학 안팎에서는 법인과 노 총장 사이에 학교 운영을 놓고 의견 차이가 끊이지 않았고 그런 갈등이 증폭된 것이 사퇴 결정의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직원에 대한 징계 건도 그런 갈등이 표면화됐다는 것이다.

법인과 노 총장은 약학대학 신축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법인 측은 "약대 신축을 놓고 대학 측에서 이사회와 충분한 협의 없이 수차례 변경된 안을 제시하면서 지난 2013년부터 계획했던 약대 신축을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예산 절감을 위해 당초 계획을 변경했지만 충분한 협의가 되지 않아 이사회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오해를 산 것 같다"고 했다.

또한 법인은 총장이 임차 아파트를 두 차례 옮기면서 부대비용을 학교 예산에서 과다하게 집행한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법인 측은 "학교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임차 아파트 리모델링에 과다하게 지출해 총 7천여만원의 학교 예산이 들어간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대학 측은 "기존에 관행적으로 해오던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일각에서는 노 총장이 올해 5월 (사)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이하 '과실연') 상임대표로 선출된 것도 법인과의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과실연은 비영리 시민단체로 노 총장은 올해 5월 이 단체 상임대표로 선출됐다. 하지만 지난 7월 법인에서 노 총장의 겸직을 승인하지 않았고 노 총장은 이에 불복해 교육부에 교원소청심사를 냈다. 결국 노 총장은 상임대표를 하지 않기로 하고 소청심사도 취하했지만 법인은 이 문제로 교육부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대학 한 관계자는 "법인이 그런 문제로 조사를 받으면서 법인과 노 총장은 건널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노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영남대는 당분간 총장 대행 체제로 가게 된다. 하지만 대행을 누가 맡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며 18일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 법인 정관 및 총장 선임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박정학 영남대 교학부총장이 대행을 맡는 것으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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