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잠긴 효자시장, 빗물펌프장 소용 있을까

입력 2016-10-07 04:55:04

펌프 4기 임시가동 무용지물…펌프장 있는 장성동도 침수, 포항 효자동 내년 관로 설치

지난 5일 제18호 태풍 차바가 포항에 뿌린 155.3㎜의 비가 저지대인 남구 효자동과 북구 장성동을 쑥대밭으로 만든 것과 관련, 빗물펌프 부실 탓이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빗물펌프장이 무용지물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시간당 40㎜ 이상의 비가 3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효자동과 장성동 등 저지대는 삽시간에 물에 잠겼다. 당시 효자빗물펌프장은 분당 최대 280여t의 우수를 처리할 수 있는 펌프 4기를 임시가동했다. 하지만 매번 큰 비가 올 때마다 물에 잠기던 효자시장 쪽은 이 시설 가동에도 불구, 상가가 물에 잠겼다.

침수 사태를 빚은 또 다른 이유는 효자시장 쪽 관로가 설치되지 않은 탓이다. 포항시는 내년도 효자시장 일대에 우수 관로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주민들은 1991년부터 7차례나 침수됐고, 2009년에는 재해위험지구로까지 지정된 지역의 공사가 너무 더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2014년 11월 공사가 시작된 효자빗물펌프장은 현재 공정률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주민들은 효자빗물펌프장이 준공된다고 해도 장성빗물펌프장처럼 침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내비쳤다. 분당 180여t을 처리할 수 있는 장성빗물펌프장은 정상가동을 했어도 몰려드는 빗물을 다 처리하지 못했다. 이 점을 우려해 양수기보다 성능이 좋은 수중펌프 2대도 현장에 준비해 가동했지만, 이 시설도 침수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일대 주민들은 집 밖으로 나와 비'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펌프장에 원망의 눈초리를 보냈다.

주민 김모(56) 씨는 "현장에 나온 공무원들이 '어쩔 수 없다. 1천억원이 들어가도 대책이 없다'는 말을 할 때 억장이 무너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장성빗물펌프장 처리용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 봤지만 이 지역이 재개발될 가능성이 있고, 집들도 워낙 노후화돼 구조물 공사를 진행하면 집이 상할 수도 있어 손을 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효자시장 일대는 내년 관로 공사가 끝나면 침수 피해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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