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기금 외국 기업농 왜 주나" 농민 반발

입력 2016-10-06 04:55:05

첨단 유리온실에 31억 지원 "토마토 농가 보호 고려 않아"

경상북도와 상주시가 자유무역협정(FTA) 특별기금 지원 대상과 관련, 외자 유치를 포함한 기업농에도 일부 지원하려는 계획을 세우자 농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외국기업과 자본이 국내 농업 생산분야에 직접 들어온 경우가 드문데다 지역 농민들의 몫인 FTA 특별기금을 외국기업을 끌어들인 기업농에 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

하지만 경북도와 상주시는 외국자본 및 선진 재배기술 도입 차원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것이라며 지원 강행 의사를 보이고 있어 향후 갈등이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경북도와 상주시 ㈜새봄, 네덜란드 레바트사는 최근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고급 토마토 생산을 위한 첨단유리온실 설치사업을 추진 중이다.

레바트사가 284억원을 들여 토마토 생산을 위한 첨단유리온실 10㏊를 설치하고, 경북도와 상주시는 국'도'시비 31억5천만원을 지열냉난방 시스템 설치 명목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첨단온실 4.95ha 신축비 90억원 등은 국비 융자로 100% 지원된다. 재원은 FTA 특별기금이다.

첨단유리온실은 농장에 가지 않고도 토양 수분 등 정보 수집 및 관수를 스마트폰으로 원격제어하고 병충해'냉해 등 생육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화상시스템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토마토의 생산과 가공 등을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으로도 조종, 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인건비와 노동력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경북농업에 새로운 시설하우스 기술이 보급되는 효과를 가져오는 등 기술 전수'유통'판매에 있어 상생할 수 있다는 게 상주시의 설명이다.

유리온실이 완공되면 연간 토마토 6천t을 생산해 2천400t(40%)을 일본 등으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이 구체화하자 상주시 농민회(회장 조원희) 소속 농민 100여 명은 지난달 27일 오후 시청 앞에서 백지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농민들은 "FTA 특별 기금은 FTA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를 보전하는 데 쓰여야 한다"며 "소수가 운영하는 기업농과 외국기업에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꼴이 돼 영세농가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현재 과잉생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토마토 생산 상황 등 농업인 보호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기업유치 실적만 염두에 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상주시 관계자는 "상주시내 하우스 재배 농민 대다수도 정부로부터 규모에 맞게 보조금 지원과 저리 융자 혜택을 받고 있다"며 "시공은 네덜란드 회사가 하지만 유리온실의 사업주체는 분명 국내 농업인이며 완공되면 경북도농업기술원 이전 0순위인 상주 농업의 기술과 수출 향상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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