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강풍·폭우, 포항·경주 덮쳤다

입력 2016-10-05 20:02:35

13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 '차바' 피해 속출…전국 4명 사망·3명 실종

제18호 태풍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린 5일 오후 경주시 서천둔치 주차장에 있던 차량들이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제18호 태풍 '차바'가 5일 역대급 강풍과 물폭탄으로 경북 동해안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포항과 경주 일대에 극심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태풍은 중형급이었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우리나라 부근을 지나갔는데도 불구하고, 13년 만에 가장 강력한 규모로 불어닥친 바람에다 최대 300㎜에 육박하는 폭우까지 동반하면서 포항'경주를 중심으로 큰 상처를 냈다.

기상청에 따르면 차바의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56.5m로, 2003년 9월 12일 태풍 '매미'(초속 60m) 이후 가장 강한 바람을 몰고 왔다. 이와 함께 경주 토함산 278㎜, 감포 223.5㎜, 외동 221㎜, 포항 구룡포 170.5㎜, 호미곶 120㎜ 등 동해안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지진 피해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경주는 이번 태풍으로 두 번 울었다. 지난달 12일 발생한 사상 최대 강진으로 지붕 기와 피해가 잇따랐던 황남동 한옥촌 경우, 지붕 기와를 대신하고 있는 임시천막이 강풍으로 날아가면서 빗물이 집안으로 스며들어 물난리가 났다. 지진 피해가 가장 심했던 내남면(진앙) 지역 건물에도 금이 간 벽 틈으로 물이 새 곳곳에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농경지, 차량 침수 피해 등이 속출했다. 경주 감포읍 등 농경지 64㏊와 중보동 서천둔치에 주차된 차량 60대가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잠겼다. 또 불국동 마을 안길 등 9곳에서 도로 유실이 발생했고, 감포 노동리 등 6곳에서 산사태가 잇따랐다.

포항에선 흥해읍, 장성동, 효자동 등 저지대가 물에 잠겨 23가구 주민 5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건물 40여 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오천읍 냉천둔치에 주차된 차량 6대가 물에 잠겼다.

이번 태풍 영향으로 하늘길과 뱃길, 철도'도로까지 일부 막혔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5일 대구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중 10편이 결항, 7편이 지연됐다. 포항공항 항공기와 포항∼울릉 여객선도 이날 오전부터 운항을 중단했다.

코레일은 태풍에 따른 단전으로 5일 낮 신경주역∼부산 간 KTX 상'하행선 열차 운행을 한때 중단했다가 긴급 복구를 통해 순차적으로 정상 운행했다.

대구기상지청은 5일 대구경북에 내린 태풍경보와 태풍주의보를 이날 오후 4시에 해제했다.

한편 국민안전처가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태풍 피해를 집계한 결과, 부산'울산'남해안권에서 3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으며 21만9천여 가구에서 정전이 일어났다. 정부는 6일부터 17일까지 사유시설 피해 신고를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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