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 강타한 태풍 '차바' 영향…5명 사망·1명 실종

입력 2016-10-05 15:40:09

태풍 '차바'가 많은 피해를 남기고 동해안으로 빠져나갔다. '역대급 강풍'과 '물폭탄'이라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여준 태풍 차바로 인해 제주와 남부지방에는 피해가 속출했으며, 인명피해도 커 5일 오후 3시 25분 현재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5일 오전 11시 2분쯤 부산 영도구 고신대 공공기숙사 공사장에서 타워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근처 컨테이너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때문에 폭풍우를 피해 컨테이너 안에 있던 하청업체 근로자 오모(59)씨가 숨졌다.

이보다 앞선 오전 10시 52분쯤에는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있는 한 주택 2층에서 박모(90·여)씨가 추락해 숨졌다. 경찰은 태풍이 몰고 온 강풍의 영향으로 박씨가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또 오전 10시 43분쯤에는 부산 강서구 대항동 방파제에서 어선 결박 상태를 점검하던 허모(57)씨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울산에서는 구조 활동에 나선 119대원, 60대 남성 등 2명이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낮 12시 10분쯤 울주군 청량면 회야댐 수질개선사업소 앞에서 온산소방서 소속 대원 강모씨가 불어난 회야강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당시 강씨는 주택 옥상에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로를 확인하던 중으로, 소방대원 3명이 전봇대를 붙잡고 거센 물살을 버티던 중 강씨가 결국 휩쓸려 간 것이다. 강씨는 2시간여 후인 오후 2시쯤, 실종 지점에서 회야강을 따라 약 7㎞ 떨어진 온산읍 용안사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오후 1시 10분쯤에는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현대아파트 입구에서 약 60m 떨어진 지점에서 최모(61)씨가 도로변 가드레일에 몸이 끼어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은 119구조대가 10여 분 만에 출동했으나, 최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최씨가 아파트 인접해 있는 태화강 강물이 넘치면서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숨진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그리고 오전 7시 4분께 제주항 제2부두에서 정박 중인 어선에 옮겨타려던 선원 추정 남성 1명이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5일 제주와 남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차바는 제주에서 초속 47m의 최대순간풍속이라는 위력을 보였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는 태풍 '매미'가 내습했던 2003년 9월 12일 기록된 초속 60m에 이어 2번째 기록이다. 제주시 고산에서 측정된 차바의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56.5m이나 됐으며, 한라산 윗세오름에는 한때 시간당 1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또 부산에서도 이날 순간최대풍속 20m/s가 넘는 강풍이 불고, 해안가에서는 파도가 8∼9m 정도로 높게 인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오후 들어 태풍이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면서 대구지방기상지청은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대구·경북에 내린 태풍경보와 태풍주의보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태풍은 경주와 포항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려 오후 3시 현재 토함산 278㎜,경주 감포 223.5㎜,경주 외동 221㎜,포항 구룡포 170.5㎜,포항 호미곶 120㎜ 등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대구에는 49㎜의 비가 뿌렸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