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 역할에 충실했던 박한이(37'삼성 라이온즈)가 '기록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박한이는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회말 무사 1루에서 상대 좌완 선발 봉중근을 공략해 좌중간 안타를 쳤다. LG 중견수 김용의와 좌익수 문선재가 공을 향해 달려왔지만, 공은 김용의의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올 시즌 박한이의 100번째 안타다.
박한이는 양준혁(1993∼2008년)만이 기록한 16시즌 연속 세자릿수 안타와 타이를 이뤘다. 박한이와 KBO리그에 의미 있는 기록이다. 2001년 삼성에 입단한 박한이는 그해 117안타를 쳤다. 이후 단 한 시즌도 빼놓지 않고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한 시즌 100안타'는 대단한 기록이 아니다. 하지만 16년 동안 현역으로 뛰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매 시즌 주전 자리를 지키며 100안타 이상을 쳤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동료가 입을 모아 '박한이는 꾸준함의 상징'이라고 칭찬하는 이유다.
대기록 달성을 앞둔 올해 박한이는 큰 위기를 겪었다. 그는 4월 12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왼 무릎에 통증을 호소했고, 연골이 손상됐다는 진단이 나와 수술대에 올라 5월 15일에 1군으로 복귀했다. 한 달을 비우고, 이후에도 후유증으로 한 두 번씩 경기에 나서지 못하니 100안타를 채우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박한이는 꾸준히 안타를 쳤다. 지난달 2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1, 2차전에는 5안타를 몰아치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14안타를 치며 100안타를 채웠다.
박한이는 "기록을 신경 안 쓰려고 했지만, 완전히 잊고 지내지도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혹시 올해 100안타를 채우지 못하면 그동안 쌓은 '꾸준한 선수'라는 이미지가 훼손될까 걱정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기록 달성을 앞두고도 하위권에 처진 팀 성적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러나 박한이는 올해도 제 몫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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