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연극계 올해 첫 셰익스피어 작…'고귀현실' 고민 원작 그대로 감동
전국에서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지만, 대구 연극계는 올해 처음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공연한다. 늦었지만 공연진의 면모가 한껏 기대하게 만든다. 극단 구리거울의 김미정 대표를 비롯해 서영우, 김은환, 김동찬, 백은숙, 천정락, 이경자, 이광희, 최영주, 김규보, 이우람, 김선윤 등 대구 연극 1세대부터 든든한 중진은 물론 신예까지, 셰익스피어의 최고 비극으로 꼽히는 '햄릿'이라는 작품 하나만 보고 힘을 모았다. 연극 햄릿이 6일(목)부터 9일(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공연된다.
◆대구 연극계 오랜만에 '햄릿' 공연
공연은 지난해부터 구상에 들어가 올해 초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제작진은 그간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대구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섭외하느라 시간도 오래 걸렸다. 지난 8월에는 장마 때문에 지하에 있는 연습 공간에 물이 새 애도 먹었다.
그런데 정말 어려운 일이 하나 있었다. 햄릿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햄릿을 새로운 시각으로 꾸밀 것이냐, 원작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충실할 것이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후자로 정해졌다. 대본과 연출을 맡은 김미정 대표는 "대구 연극계가 햄릿을 선보인 지 오래됐다. 서울 연극계에서는 햄릿이 다양한 모습으로 꾸준히 공연되고 있지만, 대구에서는 그러지 못했다"며 "우선 햄릿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지금 대구 연극계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햄릿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다음 수순으로 남겨두려 한다"고 밝혔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고민' 화두 던지는 햄릿
원작에 충실한다고 해서 '심심한' 햄릿이 공연되는 것은 아니다. 김미정 대표가 강조하는 대사가 있다. 3막 1장의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것이 더 고귀한 행동인가?"이다. 그런데 김 대표는 세상에 유명해진 첫 문장이 아닌, 이어지는 뒷문장에 방점을 찍는다. 김 대표는 "햄릿은 아버지를 위한 복수 등 행동을 하기 전에 자신의 실천이 정당한 것인지 올바른 것인지, 즉 더 고귀한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고민 끝에 실천하는 삶, 이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연극에 '존재의 방식'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이어지는 맥락에서 김 대표는 작품 속 어리석은 민중들과 권력에 아부하는 가진 자들의 모습도 생생하게 살려낸다. 모두 고민 없이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관객들이 보고 '지금의 나의 모습은 아닐까' 하고 아찔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도서를 지참하면 20%를 할인해준다. 8일 공연 직후인 오후 5시에는 연출가와 관객이 대화를 나누는 '예술가와의 대화: 셰익스피어로의 여행' 시간이 마련된다. 전석 3만원. 평일 오후 7시, 토'일요일 오후 2시. 053)655-7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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