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슨강 건너로 뉴욕 맨해튼의 빌딩 숲이 한눈에 보이는 미국 뉴저지주(州) 호보컨 기차역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침 한순간에 '생지옥'이 됐다.
이날 오전 7시 23분 뉴욕주 스프링밸리를 출발해 뉴저지주의 16개 기차역을 거치며 맨해튼으로 출근하는 승객 250여 명을 태운 뉴저지 통근열차 '패스캑밸리 라인'의 1614호 열차가 8시 45분께 종점인 호보컨 역 승강장으로 속도를 낮추지 못하고 돌진했다.
멈춰야 할 선로 끝에서 멈추지 않은 열차는 범퍼와 먼저 충돌한 후 공중으로 튕겨 올랐고, 선로를 이탈한 앞부분이 역사 안으로 들어와 기둥과 벽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췄다. 출근 시간대에 북적이던 역사는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곳곳에서 비명이 들렸고 승객들은 피범벅이 됐다.
종착역에 거의 도착했는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는 게 승객들의 공통된 진술이다.
오전 8시 45분께 발생한 이 사고로 역사의 기둥과 천장이 파손되면서 일순 콘크리트 더미들이 내려앉았다. 피범벅이 된 승객들이 열차의 유리창을 깨고, 잔해를 헤치면서 기어 나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벽을 직접 들이받은 열차의 첫 칸은 마치 종이가 구겨지듯 찌그러졌다.
3, 4번째 칸에 타고 있었던 로스 바우어는 AP통신에 "열차가 급정거하더니 엄청난 굉음을 냈다"며 "승객들이 좌석에서 튕겨 나갔고 열차 내 전등이 꺼졌다. 뭔가 무너지는 것 같은 폭발음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인 레온 오픈가든은 CNN방송에 "제일 앞쪽에 타고 있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라면서 "열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 그러더니 충돌했다"고 말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열차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입했으나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NBC방송은 조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날 충돌이 단순 사고이거나, 기관사의 실수로 보인다고 전했다.
109년 된 호보컨 역에는 뉴저지주의 맨해튼 통근객을 태운 여러 열차 노선들이 집결하는 종점이자, 대형 환승역이다.
승객들은 이곳에서 허드슨강을 건너는 페리나 뉴욕~뉴저지를 잇는 지하철인 패스(Path)로 바꿔 타고 맨해튼으로 들어간다. 이 통근열차로 뉴저지에서 뉴욕시로 출근하는 사람은 매일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호보컨 역은 사고 후 수시간 열차 진입이 중단됐다가 오후에야 일부 재개됐다.
요란한 사이렌 소리 속에 구급차들이 역 주변으로 몰려들어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실어날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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