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스]광코 젊음의 광장(하)

입력 2016-09-30 15:38:04

대구 핫플레이스 광장코아 맛집 지도.
대구 핫플레이스 광장코아 맛집 지도.

물새가 날던 한적한 감삼못 기슭, 성주행 버스가 질주하던 자갈길 구도로가 달서구의 맛'술집거리로 떠올랐다.

60만 달서구민의 든든한 후광과 도시철도 개통, 영화관 오픈 등 호재 덕도 봤지만 초창기부터 이 거리에 삶의 터전을 잡고 상권을 일궈 온 점주들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광코 젊음의 광장이 달서구의 명물을 넘어 대구의 명소로 도약하면서 상인들은 본격적으로 '거리 특구' 지정을 서두르고 있다. 특구가 구체화되면 체계적인 도시계획이 쉬워지고 자치단체, 상인, 주민 간 상생이 가능해진다.

국제 행사로 위상을 높인 '치맥축제' 공동 주최도 상인들의 가장 큰 숙원이다. 두류공원의 같은 공간에서 축제를 공유함으로써 콘텐츠도 풍성해지고 상가 홍보,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육해공의 맛 다 있어요=광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다양성과 집중성. 동서로 늘어선 상가엔 15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고 여기엔 말 그대로 육해공군이 다 들어와 있다. 소'돼지'양 등 육류는 기본, 닭'오리'메추리 등 조류부터 오징어'회'초밥'어탕까지 모든 요리가 망라돼 있다. 거리에서 만난 이지연(20'경북대 1년) 씨는 "입맛 까다로운 친구 서너 명이 모여도 공약수를 찾아내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다"며 "전국에서 광코처럼 안주가 다양하고, 집중성을 보이는 곳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메뉴의 다양성 덕에 모든 유흥, 오락이 한 공간 안에서 이루어져 상인들은 고객 유출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스크린야구장, 당구장, PC방, 게임장 같은 시설이 주변에 포진해 있는 점도 젊은이들을 불러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광장코아는 지금도 무한 증식 중=도심 외곽에서 매머드급 상권을 구축한 광코. 이젠 상인들 스스로 그 공로를 자부하고 있다. 문제는 상권이 현재도 무한 증식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상가 서쪽에는 지상 5층 상가 1동이 완공을 서두르고 있다. 이 상가가 완성되면 20여 개의 주점, 오락시설이 더 늘어나게 된다.

남쪽 주택가 쪽으로도 점포들이 확장 중이다. 상가번영회 황봉룡 회장은 "광코 상권이 아직도 확장해 간다는 것은 젊은 층의 흡인 요인이 유효하고 그만큼 시장의 매력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말하고 "앞으로 치맥축제나 두류공원 문화행사와 연계한다면 상권의 미래는 밝다"고 밝혔다.

◆상인들 "치맥축제 공동 주최 바람직"=최근 광코 상인들의 가장 큰 숙원으로 부상한 게 있다. 치맥축제와 광코 젊음의 광장과의 연계 방법이다. 치맥축제는 이제 대구, 한국을 넘어 국제 축제로 도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두류공원 일대 시설은 축제 때 관광객들을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상가번영회 강태훈(44) 부회장은 "시민들을 수백m씩 줄 세우는 현재의 혼잡한 구조로는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고 "지리적으로 인접한 7호광장 상권과 축제를 공동으로 주최한다면 상생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 주최가 어렵다면 축제 배후 거리로 연결고리를 맺어줘도 관광객들의 편의와 상가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거리특구' 지정 위한 상인들 노력 분주=시급한 현안이 또 있다. 광코거리를 '거리 특구'로 지정하는 것이다. 특구로 지정되면 자치단체 예산이 투입돼 도로, 가로 및 편의시설이 확충돼 거리가 더 쾌적해진다. 이렇게 되면 현재 광코의 가장 시급한 현안인 주차난 문제나 상가 무질서 해소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안지랑 곱창골목처럼 자치단체와 상가, 주민들이 상생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자생적인 상가인 탓에 들쭉날쭉, 제멋대로인 상가가 통일성을 유지하고 디자인을 입힐 수 있는 기회도 만들 수 있다.

상가번영회에서는 특구 지정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먼저 광코거리 입구에 대형 조형물을 세워 거리의 상징물로 삼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상가 주변 주차 문제가 해결되면 상가를 '보행자의 거리'로 조성하고 도로, 입간판을 특색 있게 꾸밀 계획이다.

얼마 전 광코 젊음의 광장을 방문했던 한 정치인이 밀물처럼 밀려드는 젊은이들의 행렬을 보고 상가 이름을 '대구의 라스베이거스'라고 짓자고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지금 상가의 확장 추세를 보면 곧 서쪽의 감삼역 부근까지 거리가 확장되는 건 시간문제인 듯싶다.

상인들의 바람대로 거리특구 지정이나 치맥축제 공동 주최 같은 기획들이 가시화된다면 정말 광코가 '대구의 라스베이거스'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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