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길거리 야당 모습 안 돼…국감 복귀"

입력 2016-09-30 04:55:02

김무성·유승민·나경원 등 긴급회의…정진석 "당론 따라달라" 거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단식을 시작하고 있다. 앞서 단식을 시작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이날까지 나흘째 단식을 이어갔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단식을 시작하고 있다. 앞서 단식을 시작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이날까지 나흘째 단식을 이어갔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비박계 의원들이 29일 긴급회의를 열어 당 지도부에 국감 정상화를 요구했다.

여야가 팽팽하게 대치하는 국회 상황의 책임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집권 여당이 '길거리 야당' 같은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며 국감 복귀를 주장한 것.

하지만 정진석 원내대표는 "당론이 투명하고 다수가 결정했다면 따라달라"며 비박계의 요구를 단칼에 거부했다.

그러나 점차 국감 복귀 주장에 힘을 싣는 의원들이 나타나면서 새누리당은 내부 '의견충돌'이라는 또 하나의 복병을 만나게 됐다.

이날 오후 국회의원 회관에서 1시간가량 열린 회동에는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김무성 전 대표와 나경원 의원, 정병국'김용태 의원 등 비박계 23명이 참여했다.

지난 28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박계와 이정현 대표의 국감 참여 주장에도 불구하고 국감 보이콧 찬성으로 결론나자 긴급회의를 연 것이다.

"국감 보이콧을 이어가자"는 강경파가 주도했던 28일 비공개 의총에서 나 의원과 하태경 의원 2명이 국감 복귀를 주장했지만 정진석 원내대표는 "참여하고 싶으면 하라"고 맞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가 끝난 뒤 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작금의 국회 사태가 안타깝고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볼까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면서 "지금 국회 상황은 무엇보다 정 의장에게 책임이 있고 정 의원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가려 노력해야 한다"고 정 의장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이어 정기국회 일정을 모두 거부하며 강경 노선을 고수하는 당 지도부의 노력도 주문했다. 나 의원은 "국민들의 걱정과 여론을 감안해서 당 지도부도 또 국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노력을 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며 "당론과 투쟁 방식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고 우리가 집권 여당인데 길거리 야당 같은 모습은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또 전직 국회의장과 정치계 원로 등 원외 인사의 힘을 빌려서라도 꼬인 정국을 풀 것이라고 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황영철 의원도 "이 정도면 당 지도부가 우리가 무슨 말 하는지 알걸"이라며 국감 참여의 필요성을 에둘러 말했다.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당 지도부의 반대에도 회의 주재를 강행하고, 비박계가 똘똘 뭉쳐 국감 복귀를 요구했지만 당 지도부는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된 의총에서 정 원내대표는 "끝까지 함께해주고 강건한 단일대오를 형성해주는 투쟁 대열에 함께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민주적인 절차와 활발한 토론을 거쳐 완성된 당론은 꼭 존중하는 판단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비박계 요구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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