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감기관 희비 엇갈려…야당의원 국정 성토하다 퇴장, 기재위 직원들 이틀간 대기
집권 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으로 국감 현장에선 예전에 볼 수 없던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국감 파행에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진만 빼고 오는가 하면, 야당의 일방적 공세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곳도 있다. 일부 상임위 피감기관은 국감 개최 여부에 '레이더'를 켜며 온탕 냉탕을 오가기도 한다.
2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을 다녀온 공무원들은 녹초가 됐다. 새벽잠을 설치면서 관광버스로 두 시간을 넘게 달려 국회에 도착했으나 국감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야당 의원만 들어와 국정을 성토하고 그대로 퇴장해 버리는 바람에 50여 명의 공무원들은 눈만 끔뻑거리다 오후가 돼서야 중단 소식을 듣고 세종행 버스에 올라탔다. '경제지대사'인 내년도 예산안 때문에 바쁜 연말이 예상되는 기획재정부 간부들과 직원들로서는 실로 아까운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기재위는 전날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 바 있어 기재부 직원들은 이틀 동안 왕복 8시간, 대기 7시간 등 총 15시간을 길과 복도, 상임위장에서 그대로 앉아서 보내야만 했다.
야당 단독 국감장은 공무원들에겐 살얼음판과 같다. 국가 정책을 공유하는 여당 의원들의 부재 속에 정부를 견제하는 야당 의원들만 상대하니 우군 없는 전장이나 다름없어서다.
실제로 26일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재수 장관은 야당 의원들에 의해 웃음거리가 됐다.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김 장관에게 질문에 답변할 기회를 주지 않는 등 '식물 장관' 취급했기 때문이다.
29일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서 열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대한 농해수위 국감. 야당 단독으로 열리면서 김 장관 옹호 글을 SNS에 올린 심정근 aT 홍보실장은 야당 의원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았다. aT 관계자는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여야 할 것 없이 국회의원들에 대한 반감이 있었는데 오늘만큼은 여당 국회의원들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28일엔 새누리당의 국감 복귀 여부가 금융감독원을 들어다 놨다 했다. 이정현 대표의 국감 복귀 요청에 자료 점검을 하느라 숨 쉴 겨를조차 없이 급박하게 손을 놀려야 했던 금감원 직원들은 의총에서 보이콧 유지 소식이 들리자 야근을 중단하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퇴근 준비를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감 준비는 벌써 마쳤으나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어쨌든 피감기관 종사자 입장에선 국감은 무조건 피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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