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 농업용수 팔아먹은 농어촌公

입력 2016-09-30 04:55:02

이완영 의원 국감서 밝혀…5년8개월간 31억 수익 올려

농업용수의 안정적 공급과 관리가 주 업무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저수지 농업용수를 사용 목적 외인 골프장에 팔아 수십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완영 의원(새누리당, 고령'성주'칠곡)은 29일 "지난해와 올해는 사상 유례없는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전국의 모든 농가들이 깊은 시름에 잠겼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를 골프장에 판매, 수십억원의 수익을 챙겼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18개, 올해 13개 저수지의 농업용수를 골프장에 판매하는 등 최근 5년 8개월간 2천364만㎥의 농업용수를 골프장에 팔아 31억1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낙동강 칠곡보 담수량(9천300만㎥)의 25%가 넘는 농업용수가 농업과 상관없는 골프장에 팔린 것이다.

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 판매로 올린 수익은 2011년 200억원, 2015년 253억원, 올 들어 8월까지는 187억원 등이며, 이 중 골프장에 물을 팔아 얻은 수익은 각각 5억2천만원, 4억2천만원, 3억3천만원이다.(표 참조)

가뭄이 극심했던 올해 골프장에 농업용수를 판매한 비율이 특히 높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칠곡군 동명면 한 농가는 "농어촌공사가 농민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공사 설립목적보다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그들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도 "농어촌공사는 가뭄이 예상되거나 특히 올해처럼 가뭄이 극심할 때는 농업용수 외 판매를 자제해야 하는데, 농민들의 생명수와도 같은 농업용수를 골프장에 팔아넘긴 것은 농민 정서를 도외시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농어촌공사는 저수지의 저수율이 평년대비 60~70%면 '주의', 50~60%는 '경계', 50% 미만이면 '심각' 단계로 분류해 관리하고, 60% 미만일 경우 농업용수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이 의원은 "저수율이 60%면 '경계'를 해야 하는 단계이고, 최소 '주의' 단계인 저수율 70%부터 목적 외 용수 판매를 중단해야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이 가능하다. 특히 골프장'레저시설 등에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정해 농업용수가 엉뚱한 곳에 쓰여 농업에 차질을 빚는 일이 없도록 개선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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