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초대권'도 사라졌다…대구오페라하우스·수성아트피아 결정

입력 2016-09-29 04:55:02

대구미술관은 기념품 줄여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교보문고에 청탁금지법을 알기 쉽게 풀이한 서적들이 출시돼 있다. 연합뉴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교보문고에 청탁금지법을 알기 쉽게 풀이한 서적들이 출시돼 있다. 연합뉴스

28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문화예술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홍보용 초대권이 사라지고, 기업들이 고객 사은품으로 준비하던 '공연 티켓 대량 구매'가 줄어들면서 대형 공연의 경우 당분간 객석이 썰렁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10월 6일~11월 5일)에 초청장 제작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방자치단체장과 기관장, 언론사 관계자 등을 개막작 공연에 무료 초청했지만 올해부터는 없앴다.

배선주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홍보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최선을 다해 판매하고, 빈 객석은 비워 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구 수성아트피아 김형국 관장도 "공직자에 대한 초대권을 없애는 것은 물론 후원회 회원들에게 제공해온 기획공연 초대권에 대해서도 서울 예술의전당, 성남아트센터 등 타 기관과 운영 규정을 일치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내년 여름 제1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DIMF)을 준비하고 있는 박정숙 딤프 사무국 기획실장은 "5만원에 맞춰 티켓 가격을 낮출 계획은 없다"며 "사기업의 티켓 구매는 직원들에게 문화 혜택을 주기 위한 취지이기 때문에 딤프가 기업 대상 마케팅을 펼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대형 뮤지컬을 무대에 올릴 예정인 공연기획사들은 그동안 해 온 '홍보용 초대 마케팅'의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 기획사에서는 티켓 발권 계정이 잡히지 않는 기획사 보유 좌석을 홍보용 초대 마케팅에 활용하기로 했다. 기획사 보유 좌석은 직원들의 공연 업무 지원을 위해 별도로 마련해 두는 좌석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유권 해석을 받은 것은 아니다.

미술계에서는 미술작품이 선물로 많이 거래되는 만큼 미술시장을 위축시켜 창작활동에 영향을 미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미술관 경우 문제 소지가 있는 초대권과 도록, 기념품 등을 폐지하거나 축소했으며, 전시 오픈식 및 리셉션도 규모를 줄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현묵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은 "김영란법이 전체 공연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대구예술인들이 제작하는 중'소형 공연은 티켓값이 낮아 김영란법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