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까지만 해도 8위에 머물던 LG 트윈스가 어느덧 4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일부 팬들의 퇴진 운동에도 흔들림 없이 자기 주관대로 밀어붙인 양상문(55) 감독의 뚝심이 빛을 보고 있다.
LG의 좌완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는 지금은 팀의 확고한 에이스로 자리 잡았지만, 한때 팀에 고민을 안겼던 시기가 있다. 허프는 8월 29일 왼쪽 손목 근육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상대팀 감독은 그 소식을 듣고 고개를 갸웃했다. 팔꿈치나 어깨가 불편한 것도 아닌데, 투혼을 발휘해도 모자랄 시기에 어떻게 그런 가벼운 부상으로 빠질 수 있느냐고 했다.
그러나 양 감독은 겉으로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양 감독은 허프가 오케이 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렸다.
9월 10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돌아온 허프는 LG가 7대4로 경기를 뒤집자 5회초에 투입돼 2⅔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롯데의 추격 흐름을 끊었다. 허프는 이후 3경기에서 모두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2승을 올리고 팀의 4위 확보에 귀중한 디딤돌을 놓았다.
팀 성적에 상관없이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은 젊은 야수들도 부침을 거치면서 성장했다.
결과는 극적이었지만, 이 과정까지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다. 팀이 하위권을 전전하던 7월 잠실구장에는 양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붙었다.
양 감독은 최근의 호성적에 대해 "결국에는 경험 아니겠냐"며 "젊은 야수들이 200타석 이상 소화하면서 적응한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도 컸고, 공감대도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외부 영입도 거의 없었고, 시즌 개막 전에는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LG는 이제 2년 만의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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