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이틀째 승객 불편·산업계 피해 '가중'

입력 2016-09-28 11:17:37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이틀째인 28일 KTX와 수도권 전동열차, 통근열차 등의 운행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무궁화호와 새마을호 등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시멘트 등 물류 수송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충북과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시멘트 수송에 차질이 빚어졌고, 부산신항역과 부산진역 화물량은 파업 전보다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등 산업계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 운행이 평소 60% 수준으로 감축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열차를 이용하려던 시민이 달라진 운행시간 등으로 불편을 호소했다.

◇ 시멘트 등 물류 운송 '비상'…산업계 피해 가시화

충북과 강원지역은 벌크 시멘트 등 화물운송에 일부 차질을 빚으면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충북지역 화물열차 운행률이 평소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제천·단양 지역에 몰려 있는 시멘트 업계 피해가 커지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제품 수송의 상당 부분을 철도에 의지하고 있어 파업 일수가 거듭될수록 출하 차질에 따른 영업손실 누적이 우려된다.

코레일 충북본부는 화물열차 운행률에 맞춰 전날부터 업체별 수송물량을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였다.

업체별 철도 수송물량을 보면 한일시멘트가 열차 230량에서 80량으로 줄었고, 아세아시멘트는 120∼140량에서 40량으로 감소했다. 성신양회도 철도 수송물량이 3분의 1로 줄었다.

시멘트 업계는 파업을 앞두고 수송 차질에 대비해 지역별로 확보해둔 재고가 짧으면 3∼4일, 길어도 일주일이면 바닥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강원지역 철도 노조원 파업 참여율은 첫날 9.3%에서 17.3%로 늘었다.

이 때문에 일부 여객·화물열차가 이틀째 감축 운행해 수송에 다소 차질이 빚어졌다.

태백·영동선 화물열차는 이번 파업으로 하루 30회 운행에서 14회로 줄어 운행률이 46.7%에 그치는 등 파행이 이어졌다.

화물열차의 감축 운행으로 시멘트 철도 수송은 하루 평균 1만1천t에서 5천여t으로 절반 이하를 밑돌았다.

쌍용양회 영월공장 이준영(47) 유통과장은 "파업이 장기화하면 출하량이 줄고 내륙 공장에 재고가 쌓이면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어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수도권 물류기지인 경기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ICD)의 화물수송도 비상이 걸렸다.

의왕ICD에 입주한 각 물류회사는 급한 화물을 가려내 열차에 싣고, 화물차량을 수배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전날 철도 수송량은 하루평균인 1천32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의 68.5% 수준인 905TEU에 머물렀다.

의왕ICD 내 철도 수송을 담당하는 오봉역의 화물열차 운행횟수가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탓이다.

파업참여자를 대신할 필수유지인력이 투입되지 않은 부산도 화물수송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파업 이후 영남권 화물기지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화물열차 운행 횟수가 37회 수준으로 평소 120회의 30.8%로 줄었다.

부산신항역과 부산진역은 파업 전에는 각각 하루 1천401 TEU, 534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했지만, 현재 화물량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상태라는 것이 코레일 측의 설명이다.

◇ 새마을·무궁화호 감축 운행…승객 불편 가중

주로 장거리 승객이 이용하는 KTX는 평소대로 운행되면서 큰 혼란을 빚지는 않았다. 다만 새마을·무궁화호 같은 일반열차가 평소 60% 수준으로 감축 운행하면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경기지역 주요 역사에서는 출근길 큰 혼잡은 없었다.

일부 지하철 대기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지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안양에서 용산으로 출근하는 김모(31)씨는 "파업 여파에 혹시나 해서 평상시보다 30분 일찍 나오긴 했지만,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며 "퇴근 시간에는 비슷한 시간대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대체인력이 투입되는 부산역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

새마을·무궁화호는 평소 대비 60%대 운행률을 보여 일부 승객이 불편을 겪고 있지만, 아직 큰 문제는 없는 상태다.

코레일은 출퇴근 시간 외에 비교적 승객이 적은 열차를 우선해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관계자는 "파업참여율이 높지 않아 아직은 열차 운행에 큰 무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역을 이용한 승객 박지영(37·여)씨는 "철도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합의점을 도출해 파업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트레인(정선아리랑열차)과 O-트레인(중부내륙열차), 바다 열차 등 관광 열차는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다만 경춘선 전동열차와 ITX-청춘열차는 정상 운행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전체 열차 운행률이 90.9%를 기록해 파업에 따른 큰 혼란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화물열차 운행이 평시 65대에서 18대로 줄면서 운행률이 27.7%에 그쳐 파업 초기부터 물류 차질이 가시화하고 있다.

KTX와 수도권 전동열차, 통근열차, 새마을호는 평시와 같이 100% 운행률을 보였으나, 무궁화호는 평시 74회에서 50회로 줄며 운행률이 67.6%에 머물렀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