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 악대부 청결 캠페인…피란 동네 위생상태 바꿔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60년부터 교단에 선 나는 1975년 대구 동부초등학교(동구 신암1동)에 부임했다. 그 전해에 개교한 신설 공립 초등학교였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대구에서 근무한 첫 학교라 추억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사진은 1978년 가을 운동회를 앞두고 악대부와 함께 학교 주변을 돌며 골목길 청결 캠페인을 벌이는 장면이다. 사진 왼쪽 맨 앞에서 걸어가는 사람이 필자다. 악대부는 6학년을 중심으로 조직했으며, 30명 정도가 참여했다.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신암동은 당시에는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빈한한 동네였다. 학교 역시 담장조차 없을 정도로 여건이 좋지 않았다. 비포장 상태였던 인근 골목길은 쓰레기'오물 등으로 위생상태가 엉망이었다.
학생들이 앞장서 기초질서 지키기 운동을 벌이면서 동네 모습은 차츰 바뀌어갔다. 처음에는 협조하지 않던 인근 상가에서도 어린이들에게 불량식품을 팔지 않거나 사행성 오락기를 치웠다. 상인들을 '교외생활 지도 명예교사'로 위촉한 것도 효과적이었다.
4년간 머물다 떠났던 동부초교에 1988년 다시 부임했다. 그해 열린 88올림픽 홍보를 위해 정부가 전국 초등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올림픽 참여교육 시범학교'로 지정하면서다. 담당 연구교사를 맡아 전국 교장 선생님 1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화 봉송 등 올림픽 개막식처럼 꾸민 운동회를 열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교육은 학교 울타리 안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교 주변 주민들도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광희(대한노인회 수성구지회 부설 노인대학장'전 대구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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