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는 정기국회 정국…"국회의장 사퇴없이 협상 없다" 새누리 모든 일정 보이콧 선언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국회 통과와 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수용 거부로 정국이 경색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26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를 포함해 모든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국회의장 사퇴 없는 협상은 없다"고 선포하면서 정기국회 정국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여당은 국감 보이콧까지 불사하며 초강경 모드로 돌아섰다. 새누리당은 25일 오후 연 긴급 최고위원회에서 약 50분간 회의를 공개하며 정세균 국회의장을 향한 성토와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회의에 불참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탈진해 모처에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대표는 김 장관의 저리 대출과 황제 전세 논란이 사실과 다른 점을 지적하며 "장관 해임은 헌법 위배, 법률 위반, 직무수행 집행에 문제가 있을 때 할 수 있는데 2주밖에 안 된 장관이 무슨 잘못을 했느냐"며 해임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처리하지 않는 조건으로 세월호특조위 연장을 내세운 것을 "더러운 거래"라고 힐난했다.
회의에 참석한 최고위원들과 당 지도부도 거들었다. 강석호 최고위원은 "정세균 의원이 매번 말썽이다. 의장직을 사퇴하고 친정인 더민주로 가야 협치가 이뤄진다"고 비판했고, 박명재 사무총장은 본회의 때 '의회주의 파괴자 정세균'이라고 적힌 명패를 전체 의원 PC 앞에 거는 규탄계획까지 내놨다.
새누리당은 크고 작은 회의를 열어 대야 공세를 강화했다. 최고위보다 먼저 열린 원내부대표단 회의에서 김도읍 수석부대표는 "(가습기 특위 출장으로) 영국 옥시 본사에 간 야당 의원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표 계산을 철저히해 준비한 것"이라며 해임건의안 상정과 통과는 정 의장과 야당의 공조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 당초 의원총회를 26일 오전 9시로 계획했지만 25일 오후 10시로 수정해 국감과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 사안을 두고 최종 의견을 모았다.
정치권은 이번 대치를 수적으로 밀리는 집권 여당과 의회 권력을 잡은 거대 야당의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싸움으로 보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새누리당이 매번 야당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안 그래도 임기 말인 박근혜정부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이 뻔해 여당이 초강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관심이 쏠리는 쪽은 정 의장과 야당의 대응이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의 사퇴 유구나 형사 고발 조치에 대해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해임건의안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했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또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의 국회 의사일정 거부를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대 국회 첫 국감은 여당이 불참하는 '반쪽 국감'이 될 전망이다. 더민주는 야당 의원이 상임위원장인 위원회는 국감을 정상 진행하고, 여당 소속인 위원회는 국감장에 들어가 일단 대기하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 첫날에는 오후 3시까지 기다리고, 둘째 날에는 최소 오전까지 대기하라는 지시가 당 소속 의원들에게 내려졌다.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위원장이 불참하면 야당 간사가 사회권을 넘겨받겠다며 여당을 압박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