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전 재활용 가치 1t당 306만원·폐기물 소각 발전 연 8억 수익

입력 2016-09-26 04:55:05

경북 기후변화 시대 준비 착착…생활 속 뿌리내린 자원 순환 정책

폐가전제품 무상방문 서비스 등 경북도의 자원 순환 정책이 일상생활 속에 뿌리내리고 있다.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 무상방문 수거팀이 폐가전제품을 차에 싣는 모습. 매일신문 DB
폐가전제품 무상방문 서비스 등 경북도의 자원 순환 정책이 일상생활 속에 뿌리내리고 있다.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 무상방문 수거팀이 폐가전제품을 차에 싣는 모습. 매일신문 DB
생활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구미 폐자원에너지화시설. 경북도 제공
생활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구미 폐자원에너지화시설. 경북도 제공

#2014년 7월, 경상북도가 '폐가전제품 무상방문 수거 서비스'에 돌입했다. 정부가 폐가전제품 불법 배출에 따른 환경오염 예방과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무상방문 사업을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인터넷, 카카오톡, 콜센터(1599-0903) 등을 통해 예약 신청을 하면 전담 수거팀이 방문해 무료로 수거하고, 재활용센터로 운반한다. 폐가전제품은 재활용센터 전처리, 선별, 파쇄 등 자동화 공정을 거쳐 새로운 제품 원료로 재탄생한다.

이 같은 무상방문 서비스는 경북도민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경북도가 집계한 폐가전제품 무상방문 수거 실적은 2014년 1만9천207대에서, 2015년 5만1천560대까지 급증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무상방문 수거에 따른 폐가전제품의 재활용 가치는 1t당 306만원에 달한다.

#2011년 5월, 구미 산동면 백현리 부지 35만5천㎡에 '폐자원에너지화시설'이 들어섰다. 경북도와 구미시가 국비, 도비, 시비 등 총 1천146억원을 투입한 이곳은 숲 속 미술관 같은 아름다운 외관에 친환경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폐자원에너지화시설이란 말 그대로 쓰레기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곳이다. 구미 부지엔 일일 200t 규모의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소각시설이 있다. 폐기물을 소각할 때 발생하는 폐열로 에너지를 생산해 소각장 전기로 사용하고, 여열(남은 열에너지)은 한전에 매각해 연간 8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경북도가 쓰레기에서 '자원'을 캐고 있다. 폐가전제품 무상방문 수거사업 등 다양한 자원 순환 정책이 경북도민들의 생활 속에 뿌리내리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또 생활쓰레기를 소각해 전기를 생산하는 폐자원에너지화사업은 버려지는 폐기물에서 신재생 에너지를 확보하고, 온실가스 배출 절감 등을 통해 기후변화 시대를 동시에 준비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생활 속에 뿌리내리는 자원 순환

자원 순환, 이른바 쓰레기 재활용은 거창한 게 아니다. 종이팩, 폐건전지 등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작은 실천이 자원 순환 사회로 가는 첫 출발점이다.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100% 수입 천연펄프로 만드는 종이팩을 재활용하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펴고 있다. 안동, 영천, 문경, 의성, 칠곡, 예천 등 도내 6개 시군을 대상으로 종이팩 재활용 시범사업에 돌입한 것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종이팩 재활용률은 26.5%에 그쳐, 캔이나 유리병 재활용률 70~80%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종이팩을 100% 재활용할 경우 국가적으로 연간 320억원의 원료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약 650억원의 외화를 대체하는 등 경제적 가치를 볼 수 있다.

이에 경북도는 시군 주민들이 종이팩을 편리하게 배출할 수 있도록 종이팩 전용 비닐봉투, 전용 마대 등을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 단지 등에 비치하고, 주민센터로 종이팩을 모아 오면 ㎏당 친환경 화장지 1롤과 교환해 주고 있다.

경북도는 폐건전지 재활용 캠페인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폐건전지를 구성하는 물질의 95%는 니켈, 카드뮴, 철, 아연, 망간파우더 등 재활용 가능한 희귀 금속이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장난감'전자제품 등과 함께 무심코 버리기 일쑤다.

경북도는 폐건전지 집중 수거 캠페인을 추진해 2014년 76.5t, 2015년 90.4t을 수거했다. 올해 수거 목표는 100t이다. 수거 실적이 우수한 시군 및 학교에는 문화상품권 같은 인센티브를 통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등 도민이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녹색생활 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촌 맞춤형 자원 재활용

성주군은 경북도가 시범 지정한 '재활용 동네마을'이다. 재활용 동네마을은 농촌 맞춤형 쓰레기 전용 수거시설을 뜻한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리 배출이 취약한 농어촌 지역의 재활용 분리'배출'보관을 담당하는 거점 장소 역할을 한다.

CCTV를 함께 설치해 불법 쓰레기 투기를 감시하고, 지역 주민을 관리인으로 지정해 재활용품 분리배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부터 영천, 영덕 등을 대상으로 재활용 동네마을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동집하장'을 설치하고 있다. 농사용 폐기물을 경작지에 장기간 방치하거나 불법으로 소각, 매립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매립한 폐비닐은 썩는 데 수백 년이 걸리는 등 농촌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이듬해 영농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2015년 323곳, 2016년 328곳 등에 영농폐기물 수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수거한 폐기물은 전문 처리공장에서 선별, 파쇄 등을 거쳐 정화조, 전선보호관, 블록 등의 원료로 공급하고 있다. 재활용을 통한 환경오염 예방뿐 아니라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쓰레기가 신재생 에너지로

이제 자원 순환은 단순한 쓰레기 재활용을 넘어 신재생 에너지 생산으로 진화하고 있다. 경북도는 그동안 단순 매립 처리하던 생활쓰레기를 가연물'유기물'무기물로 분리, 가연성 생활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폐자원에너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주 4.75㎿h, 구미 1.7㎿h의 소각 여열회수시설(발전시설)을 설치'운영 중이며, 2018년까지 포항에 12.1㎿h 시설을 준공할 계획이다. 또 2019년에는 경북 북부지역 11개 시군의 생활쓰레기를 처리하는 환경에너지종합타운을 설치해 14㎿h의 전기를 생산한다.

여기에 음식물쓰레기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속속 도입한다. 내년까지 영천에 축산폐수와 음식물쓰레기를 가스화하는 '유기성 폐자원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설치해 0.8㎿h의 전기를 생산하며, 경북 북부권 6개 시군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를 통해 1㎿h의 전기를 생산하는 사업을 2019년까지 추진한다.

이와 함께 기피'혐오시설의 활용을 통해 님비 현상을 극복하고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경주시와 영천시에 104억원의 예산을 투입,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 사업을 도입한다.

경주는 천군동 소각장 발전 폐열을 이용해 다목적 오토캠핑장과 온실에 온수를 공급하고, 인근 보문관광단지와 연계해 환경생태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영천은 도남동, 구암리 가축분뇨처리장에 악취 저감 시설을 설치하고, 인근 금호강 수변 생태습지 및 화랑 설화마을 조성 사업과 연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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