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김재수 해임건의안 수용 불가"

입력 2016-09-25 19:29:52

3가지 이유 들어 '공식 거부'…국회 의결 6차례 중 사상 처음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6년 장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6년 장'차관 워크숍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등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참석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통과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25일 공식 거부하면서 청와대와 야당'여당과 야당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당장 26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가 여당의 보이콧과 야당의 단독 강행으로 파행이 불가피하게 됐고 정국이 급속도로 경색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직무 능력과 무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의혹 해소 ▷새누리당 요청 등 3가지 점을 들어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임명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장관에게 직무 능력과 무관하게 해임을 건의했다는 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은 모두 해소됐다는 점, 새누리당에서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요청한 점 등을 감안해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를 공식화했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것은 헌정사상 6번째로, 대통령에 의해 해임건의안이 거부된 것은 초유의 일이다.

박 대통령은 이에 앞선 2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장'차관 워크숍'에서도 "해임건의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농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안들은 번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나라가 위기에 놓여 있는 비상시국이다. 20대 국회에 국민들이 바라는 상생의 국회는 요원해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이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거부하고, 국회를 작심하고 비판한 것은 경주 지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논란, 우병우 민정수석 사태, 국정감사 등 현안이 산적한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강행에 대해 정 의장의 사퇴와 야당의 사과를 요구하며 국감을 포함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박 대통령의 해임건의안 거부에 대해 "국민 뜻을 거스르는 불통 행위"라고 비판하고, 여당의 보이콧에도 국정감사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해 여야 대치가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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