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흔들기 용납 못해" 野의 정치공세 정면돌파

입력 2016-09-25 19:38:43

靑 "요건 갖추지 못한 정치공세" 문자메시지 발표

정세균 국회의장이 24일 자정을 앞두고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날짜 변경으로 인한 본회의 차수 변경을 선포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국회는 차수 변경을 통해 본회의를 다시 개회해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회의장이 24일 자정을 앞두고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날짜 변경으로 인한 본회의 차수 변경을 선포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국회는 차수 변경을 통해 본회의를 다시 개회해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통과된 후 국민의당을 찾아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통과된 후 국민의당을 찾아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국회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공식 거부하고, 청와대를 겨냥한 의혹 제기를 비방과 폭로성 발언으로 비판하는 등 야권의 공세에 맞서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방침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논란, 우병우 민정수석 사태에 이은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미르'K스포츠재단 등과 관련한 청와대 개입 의혹 등 청와대와 정부를 향한 비판과 공격에 밀려서는 국정을 제대로 이끌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대신 전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공식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해임건의안을 거부한 한 요인으로 "새누리당이 이번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요청한 점" 등을 명시한 점도 청와대가 여당과 한목소리를 내면서 야권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해임건의안 거부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6년 장'차관 워크숍'에서 "이런 비상시국에 굳이 해임건의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농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힌 데서 예고돼왔다.

박 대통령은 24일 국회의 해임건의안 처리를 비판한 데 이어 이날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직접 확인한 것이다. 우리 헌정사에서 국무위원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안 의결이 이번이 6번째인데,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거부한 것은 집권 후반기 정국 주도권이 흔들리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1987년 개헌 이후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사례는 임동원 통일부 장관(2001년),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2003년) 등 두 차례가 있고 이들은 자진 사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임건의안은 부당한 정치 공세이기 때문에 김 장관이 자진해서 사퇴하거나 대통령께서 국회의 해임건의안을 수용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흔들림 없이 국정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야당과 일부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대한 청와대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정면 돌파 입장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24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야권이 '창조경제 게이트' 등의 표현까지 쓰면서 제기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의혹을 겨냥해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한시도 개인적이고 사사로운 일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선 2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북 핵실험 같은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야권을 비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은 정부와 청와대를 겨냥한 의혹과 해임건의안 정국을 뚫고 경제혁신과 노동 4법 등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은 장'차관 워크숍에서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막중한 일들을 꼭 해야 한다는 그런 절박한 심정"이라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고 모두 함께 최선을 다해서 국민을 위해 뛰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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