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별관 오니 살맛 나" 활기 찾은 옛 도청 상가

입력 2016-09-23 04:55:01

市 직원 830여명 이사 마무리…대구체육관 인근서 점심 해결

21일 대구시청 별관(옛 경북도청) 근무 공무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인근 식당으로 줄지어 들어가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1일 대구시청 별관(옛 경북도청) 근무 공무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인근 식당으로 줄지어 들어가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도청이 떠난 후 9개월 동안 바닥을 봤기 때문에 이제 나아질 일만 남았습니다."

경북도청이 떠난 자리에 대구시청 별관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주변 상가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22일 점심시간이 되자 시청 별관 후문 대구체육관 인근 상가엔 점심 자리를 찾는 공무원들이 10여 명씩 무리를 지어 발걸음을 옮겼다. 한 식당 내부에는 테이블 10여 개가 손님으로 가득해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해당 식당 업주는 "주변 식당 고객 대부분이 공무원인데 올해 초 도청 이전 후 정말 힘들었다"면서 "지난주 시청 별관 이사가 마무리돼 손님이 늘기 시작했고, 지금은 60여 석 자리가 꽉 찼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대구체육관 뒤편 식당에도 식사하려는 공무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인근에서 20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한 업주는 "오늘 점심때 테이블 14개 중 절반은 찬 것 같다. 과거 도청이 있던 시절만큼은 어렵겠지만 꾸준히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시청 별관 이전이 완료되고, 추석 연휴도 끝나자 19일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한 식당도 눈에 띄었다. 대구체육관 정문 건너편 식당 업주는 "도청이 떠난 후 하루 손님이 한 팀 정도일 때가 많아 여름에는 장사를 쉬었다"면서 "지난 월요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는데 앞으로 많이 찾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후문 주변 상가와 비교해 시청 별관 정문 주변에는 상대적으로 오가는 이가 적었다. 정문 인근 식당 업주는 "점심때 시청에서 두 팀 정도가 왔다. 이쪽은 아직 직원들에게 낯선 탓인지 잘 찾지 않는 것 같다"면서 "과거 정문에서 가까운 경상북도교육청 직원들이 자주 왔었는데 그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이 들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앞으로 대구시청 전부가 이전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식당 업주 최모(63) 씨는 "시청 별관이 들어오더라도 앞으로 떠날 기관이 많아 공간이 많이 남을 것이다"면서 "그곳에 시청이 들어오고 법원까지 유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걱정 담긴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식당 업주는 "과거 도청이 있을 때 직원 2천~3천 명에 비해 지금은 절반도 안 되기 때문에 주변 상가가 다 살아나기는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별관 이전으로 직원 830여 명이 일하게 됐다. 구내식당이 있지만 수용 규모가 500명 정도"라며 "기존에 매달 첫째, 셋째 주 목요일을 '외식의 날'로 운영했는데 이전 후에도 동일하게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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