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산·학·연 지렛대로 한국형 타이타늄 생태계 구축
경북 동해안 신성장 산업시대를 여는 마지막 열쇠는 타이타늄이다. 이 때문에 경상북도는 R&D기반 한국형 타이타늄 생태계 구축을 위해 뛴다.
현재 타이타늄은 국방 소재에서 시작해 산업 소재를 거쳐 생활 소재까지 그 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들의 높은 기술 장벽으로 우리 기업의 진입이 가장 어려운 산업 분야이기도 하다.
이에 경북도는 타이타늄 산업을 지역전략산업으로 선정하면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POMIA), 경북테크노파크 등을 중심으로 ㈜포스코, ㈜KPCM, ㈜MTIG 등과 함께 국가 R&D 지원을 지렛대 삼아 타이타늄 산업 전주기에 대한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타이타늄 소재 자립화
우리나라는 타이타늄 원천 소재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탓에 생산국의 전략물자 통제로 소재 확보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중국의 과점 시장 형성으로 국내 기업이 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전략 소재의 기술종속이 심해지면 기존 주력산업에서 경쟁력 약화와 더불어 항공, 의료 등 미래 첨단산업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래서 정부는 경북도와 함께 타이타늄 소재 자립화를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추진하기로 했다.
타이타늄 제련은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고 투자에 따른 위험이 크다. 게다가 다품종 소량생산을 특징으로 하다 보니 민간 기업 역량만으로는 대처가 어렵다. 경북도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을 중심으로 고순도광인 금홍석 가격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매장량은 20배에 달하는 저순도광 타이타늄 철석을 활용해 저비용, 고품질의 원천 소재 제조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타이타늄 소재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합금 타이타늄의 용해와 주조
항공, 의료 등에 쓰이는 타이타늄은 대부분 합금이다. 타이타늄 산업의 성공 여부는 합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란 말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타이타늄은 다른 금속에 비해 용융(鎔融)상태에서 반응성이 커 모합금 제조가 어렵고 주조성, 성형성 등이 나쁘다. 이 때문에 아직도 일부 기술 선진국에서 한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산의 KPCM이 합금 타이타늄 잉곳을 일부 생산하고 있다.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로 이전 예정인 MTIG가 분말을 이용해 사출성형품을 생산하고 있으나 규모 면에서 아직은 미흡하다. 그래서 경북도는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타이타늄 제조기술개발 R&D와 사업화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타이타늄 중간재
포스코가 있었기에 포항을 중심으로 경주, 영천, 경산의 자동차부품 산업 생태계가 형성됐다. 이처럼 타이타늄 판재, 선재, 봉재 등 중간재를 공급하는 앵커기업이 있어야만 단조, 프레스, 절삭가공 등 소성가공을 하는 중소기업의 집적화가 가능하다.
현재 포스코에서 생산하는 순수 타이타늄 판재를 활용하는 사업은 열교환기, 해양플랜트 산업 등으로 한정되어 있다. 결국 합금 타이타늄 중간재 생산이 절실하다.
항공용 타이타늄 부품은 보잉, 에어버스 등으로부터 인증받은 소재를 대한항공이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전량 수입해 중소기업을 통해 가공하고 있다. 경북도는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 인증을 목표로 재료연구소,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과 함께 ▷산업용 타이타늄 단조 및 압연재와 응용부품 개발 ▷타이타늄 합금 판재 개발 R&D를 추진하며 포스코, ㈜고려특수선재, ㈜동국산업 등에서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고부가가치 타이타늄 산업 육성
지금까지 타이타늄 3D프린팅 제품은 일부 항공우주 부품에만 적용됐다. 최근 국내 의료진이 3D프린팅으로 만든 타이타늄 두개골과 인공턱 이식 수술 성공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이슈가 됐다. 3D프린팅 소재로서 타이타늄 파우더는 세계적으로도 아직 생산량이 제한적이라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이다.
타이타늄 파우더의 생산과정은 잉곳 생산 단계까지는 기본 타이타늄 제조 공정을 따르지만 3D프린팅에는 보다 최적화된 기술과 공정법이 필요함에 따라 경북대, MTIG 등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R&D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DMS, ㈜메가젠, 포스텍,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나노융합기술원 등 도내 산'학'연이 모두 동참할 계획이다.
◆스크랩 재활용으로 소재수입 최소화
타이타늄 선진국인 미국은 타이타늄 소요량의 60%를 재활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타이타늄 가공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간 500t에 달하는 스크랩을 재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저가로 전량 수출하거나 제강 과정에서 탈산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활용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경북도는 타이타늄 수요량에 비례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타이타늄 스크랩을 활용해 양질의 소재를 공급하려고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과 함께 전략 소재 재활용시스템 구축 및 스크랩 활용 고부가가치 타이타늄 제조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또 ㈜삼부산업 등 전국에 있는 관련 기업을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로 집적화하고 있다.
◆타이타늄 산업의 메카, 상용화 기술센터
경북도는 지난달 11일 포스코와 타이타늄 산업육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경북도와 포스코는 타이타늄 상용화 기술센터를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에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타이타늄 상용화 기술센터는 소재 및 부품 기술개발 R&D에서부터 인증까지 타이타늄 전주기에 걸쳐 가치사슬(Value Chain)을 구축해 지역 중소기업 멘토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그 결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내에 타이타늄 소재, 부품 등 각 분야별 전문인력 15명으로 상용화 기술센터가 출범했다. 또한 경량소재 분야 국가전략프로젝트 기획과 협력사 발굴 등 타이타늄 생태계 구축을 위한 잰걸음을 시작했다.
R&D기반 타이타늄 생태계 구축과 관련해 박성수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타이타늄 산업의 성공 여부는 고가의 소재를 저가로 공급함으로써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다"며 "지역의 산'학'연이 모두 힘을 모아 R&D기반 한국형 타이타늄 밸리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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