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철의 별의 별이야기] 대한민국 사로잡은 배우 공유

입력 2016-09-23 04:55:01

명품다운 연기력 전도연·송강호에게 받았다

배우 공유(37)는 행복한 듯 미소 지었다. 영화 과 의 흥행도 기분 좋은 건 사실이지만 참신한 기획과 도전적인 작품이 관객의 관심을 받아서 기분이 정말 좋다. 절절한 남녀의 사랑을 담은 영화 는 흥행이 되진 않았지만 그는 "이 역시 도전적인 작품이었다"고 행복해했다.

특히 '칸의 여왕' 전도연이라는 배우에게 "고액 과외를 받은 느낌"이란다. 또 1923년 실화인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 에서도 송강호 선배에게 연기적으로 많은 도움과 영감을 받았다.

공유는 "내가 연기 경력이 적진 않지만, 배우로서 한 걸음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하고 좋은 기회였다"고 겸손해했다. "솔직히 와 을 촬영할 땐 너무 힘들고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며 자학하기도 했어요. 오랜만에 초심으로 돌아가게 됐고, 스스로 '까불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죠. 두 분과 촬영하는 내내 다양한 감정들이 머릿속을 오갔어요. 이 모든 과정이 당근이자 채찍이 돼 좋았어요."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큰 공부가 됐다"며 "힘든 시간이 지나고 나니 오히려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이런 경험 덕분에 계속 (연기라는 길을)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사실 영화 은 공유에게는 시대극 첫 도전작이었다. 시대극은 어려운 영화 장르이기도 하다. 흥행은 극과 극이다. 공유는 "정서적으로 '역대급'이라고 할 만큼 부담도 컸다"고 했다. 선배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 사이에서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송강호가 연기한) 이정출이라는 입체적 캐릭터에 발맞추려 정말 용을 썼다.

공유의 노력을 알았는지 김지운 감독은 여러 인터뷰에서 배우 공유를 칭찬했다. 하지만 공유는 "그런 얘기를 현장에서 해줬다면 좀 더 힘이 나서 연기했을 텐데"라고 웃으며 "김 감독님은 흥분한 모습을 한 번도 보인 적이 없다. 인터뷰를 보고 놀랐다"고 회상했다.

김 감독을 대단한 듯 얘기했지만, 공유도 흔들리지 않는 배우라는 인상이 강하다.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 때문에 고민과 걱정이 많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영화 이 1천만 관객을 돌파해 "어안이 벙벙하다"고 한 그는 "을 끝나고 , 이어서 12월에 방송 예정인 드라마 까지 쉬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기 때문에 뭔가 혼이 빠진 느낌이다.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뿐"이라고 웃었다.

"다행히 당장 내가 해야 할 숙제에 대한 부담들이 겹겹이 있어서 들뜨지는 않더라고요. 오히려 다행이라고 할 수 있죠. 뭔가에 도취되거나 마냥 들뜨면 다음 할 것에 대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 같거든요."

아직 욕심은 많다. "연기적으로 전면에 나서 나를 드러내고 마구 뽐낼 수 있는 작품은 아직 만나지 못한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아쉽지는 않다. 기다리면 기회는 오기 마련이라는 게 공유의 지론이다. '좀 더디더라도 한 계단씩 성장하면서 나만의 무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싶은 바람도 강조했다. "기록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을 많이 만나고 싶어요." 앞만 보고 달리고 있는 공유는 추석 연휴 때도 차기작 촬영에 전념했다. 등을 히트시킨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이다. 김 작가와 공유의 만남을 어서 빨리 보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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