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경찰이 총으로 흑인을 사살한 사건을 계기로 불붙은 경찰과 흑인 공동체 간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샬럿 도심에서는 20일(현지시간)과 21일 이틀 밤 연속 경찰의 흑인 사살에 반발하는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다.
20일 오후 샬럿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용의자를 찾던 흑인 경찰이 다른 흑인 남성 키스 러먼드 스콧(43)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데 반발한 시위다.
샬럿시는 21일 밤 시위 도중 남성 1명이 경찰이 아닌 민간인 총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가, 이후 총을 맞은 남성이 중상을 입고 생명유지장치를 달고 있는 상태라고 발표를 정정했다. 이 남성 외에도 시민 2명과 경찰관 6명이 시위 도중 경상을 입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총격 이후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물병, 흙, 폭죽 등을 던지기 시작했으며 이에 경찰이 섬광탄과 최루탄 발사로 대응하자 시위대는 대부분 흩어졌다. 시위대 일부는 도심에서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시위는 애초 평화 시위였으나 시작 몇 시간 뒤 일부 시민이 경찰에 돌을 던지고, 8차로 고속도로를 막고 트레일러에 불을 지르는 등 상황이 격화했다.
이때 시위대 돌팔매에 경관 1명이 얼굴에 돌을 맞는 등 경찰관 16명이 병원 신세를 졌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악화하자 팻 매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21일 오후 늦게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샬럿 도심 질서 회복을 위해 주 방위군과 고속도로 순찰대 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살해당한 스콧이 총을 갖고 있어서 위협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으나, 유족은 발포 당시 스콧이 아들 통학버스를 기다리면서 비무장 상태로 책을 읽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오클라호마 털사에서도 지난 16일 40세 흑인 비무장 남성 테렌스 크러처가 경찰의 총격에 숨지면서 수백 명이 경찰본부 밖에서 시위를 벌였다.
샬럿과 털사에서 경찰 총격으로 잇따라 흑인이 숨져 흑인 사회가 동요하는 가운데 미국 대선후보들은 성난 흑인과 위축된 경찰을 모두 다독이는 조심스러운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21일 플로리다주 올랜도 유세에서 "우리는 두 사건에 대해 아직 자세히 모르지만,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 리스트에 2명이 추가됐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며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도 "많은 경찰서장이 개혁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경찰을 격려하며 "흑인 사회와 경찰이 서로 존중할 때 미국은 더 안전해진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유세에서 털사에서 경찰 총격에 숨진 비무장 흑인을 언급하며 "두 손을 들고서 자기 차로 다가가 머리를 숙였다. 우리가 생각할 때 해야 할 행동을 다 한 것이다"라며 무고한 죽음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트럼프도 흑인 사회와 경찰 간 "통합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힐러리의 태도와 궤를 같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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