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스] '두류 젊음의 거리' 광장코아 1·2지구

입력 2016-09-22 04:55:02

'광코'의 밤…복잡한 동성로까지 왜 나가? 7호광장에 맛집으로 꽉 찬 명물이 있는데…

2005년 도시철도 2호선 개통 이후 '딴 세상'

상권 폭발적으로 커지며 '젊음의 광장'으로

150곳에 이르는 실내포차·이자카야·고기집…

'한잔'부딪치며 허기 채우기엔 최고의 거리

'제2의 동성로' '젊음의 광장' '대구의 라스베이거스'….

대구 달서구 두류동 광장코아(이하 광코) 앞 맛집, 술집거리를 지칭하는 별칭들이다.

광코의 행정구역은 두류3동. 약 1만9천834㎡(6천 평) 면적에 점포 수는 150개에 이른다.

10여 년 전 이곳은 민속주점, 실비집, 삼겹살집이 가로를 형성한 허름한 골목이었다.

퇴근길 직장인들이 간단히 목을 축이거나 마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한잔 술로 담소를 나누던 곳이었다.

이런 변두리 가로가 젊은이들을 불러 모으는 핵심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외버스가 먼지를 날리며 질주하던 그 구도(舊道)가 '제2의 동성로'로 떠오르며 젊은이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다.

◆1970년대 7호광장 일대는 논밭

1970년대 초 7호광장 일대는 사방이 논밭으로 둘러싸인 도심의 외곽이었다. 네거리 서편은 감삼못이 넓게 펼쳐지고 수면 위로 물새가 날던 목가적 마을이었다. 1973년 달성고가 문을 열었을 때 여기서 몰래 낚시하며 '땡땡이'를 쳤다는 추억담도 가끔씩 블로그서 회자된다. 1984년 광장타운이 건설되면서 감삼못이 완전히 매립되고 강창교까지 대서로가 이어지면서 내당동 일대에는 본격적인 시가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대서로가 뚫리기 전 현 젊음의 광장이 있는 두류3동 골목은 반고개를 넘어온 시외버스가 성주로 향하던 교통로였다. 버스 노선이 대로(大路)로 옮겨가면서 구길에는 막걸리, 소주, 실비집 같은 점포들이 가로를 형성하게 되었다.

1988년 두류동 토박이 진공섭 씨가 구도로 복판에 막창집(현 고향숯불막창)을 열었다. 골목을 뒤덮은 자욱한 연기를 따라 술 손님들이 골목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골목 안 상권이 세(勢)를 얻자 산오징어회, 임(林)갈매기살, 실비맥주집 등이 골목에 포진했다.

◆도시철도 2호선 개통 후 젊은층 운집

구도로 쪽 상권이 힘을 얻으며 세력을 키워가고 있었지만 중심은 광장코아 주변이었다. 대서로에 이어 달구벌대로가 뚫리면서 상권은 성서 강창까지 세를 확장해 갔다. 견고한 대로변 상권에 이상 조짐이 감지된 건 2005년, 도시철도 2호선 개통 후였다. 도시철도 1, 2호선이 뚫린 이후 대구 전역은 1시간 권역으로 연결되었고 젊은층의 유흥 패턴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10~20분 거리에 술집골목을 놔두고 멀리 시내까지 갈 필요성이 없어졌던 것. 여기에 롯데시네마 광장점이 들어오면서 젊은이들의 7호광장 유입은 곱절 이상 늘었다. 몰려드는 젊은층 특수를 잡기 위해 광장코아 주변엔 화장품, 패션몰, PC방 등이 들어섰다.

구도로는 이때부터 '핵분열'을 시작했다. 미용실, 슈퍼, 건재상들이 외곽으로 밀려나고 그 자리에 이자카야, 포차, 체인점들이 자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달서구 명물거리 넘어 대구의 명소로

몇 년 동안 분양이 안돼 골머리를 앓고 있던 두류역 지하상가 분양이 완료된 것도 이 즈음이다. 두류 젊음의 광장 상가번영회 황봉룡(56) 회장은 "2호선이 뚫리고 롯데시네마 광장점이 열리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광장코아에 가면 다 있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이때부터 광코라는 별명이 붙으며 달서구의 명소로 부상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곳 상인들이 '원군'처럼 생각하는 시설이 또 있다. 두류공원이다. 두류야구장과 두류음악당을 포함한 두류공원은 국내 공원 중 유동 인구수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흡인력을 자랑한다. 자치단체가 행사를 할 때 군중 동원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곳이다. 특히 2002년 월드컵 때는 응원부대가 거리로 뛰쳐나와 7호광장과 젊음의 거리 일대가 온통 붉은 물결로 뒤덮이기도 했다. 그때 기억이 남아 있는 30, 40대들이 옛날의 추억을 찾아 가끔씩 골목을 찾는다. 지금도 낮에 공원을 누비던 젊은이들이 허기를 채우고 목을 축이기 위해 대부분 광코로 몰려든다.

이러는 사이 7호광장 일대는 '제2의 동성로'로 상권을 키워가고 '대구의 라스베이거스'로 몸집을 키워갈 수 있었다. 지금도 광코의 서쪽엔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며 무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상인들은 광코를 '달서구의 명물거리'를 뛰어넘어 '대구의 거리 특구'로 도약을 서두르고 있다. 달서구 '광(廣)코'가 대구의 '광(光)코'로 뜨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다음 주 22일 자에는 '두류 젊음의 거리' 광장코아 3·4지구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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