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 목욕한 화청지 관람객, 밤에는 뮤지컬 보러 또 입장
인구 2만6천 명의 아주 작은 산촌 지역 청송이 관광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전국 최고 오지로 꼽히는 청송은 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된 자연을 오히려 관광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립공원과 슬로시티, 지질공원 등을 모두 가진 청송은 자연유산 그랜드슬램 지역으로 불리고 있다.
청송에 우수한 관광자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름난 관광지가 되지 못한 것은 관광코스 개발과 차별화된 관광요소의 부재 때문이다.
청송은 대부분 개별적인 관광지는 이름나 있지만, 이것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코스가 없다. 특히 낮 위주의 관광프로그램이 운영되다 보니 무박 여행객이 대부분이라 지역 경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반면 중국 시안은 청송과 비슷한 조건을 가졌음에도 관광도시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 이유를 현지를 방문해 확인했다.
◆청송이 배워야 할 중국 시안,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숭산
중국 시안 하면 진시황릉과 병마용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청송의 관광요소와 비교될 만한 곳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숭산이다.
숭산의 높이는 1,420m로 주왕산의 두 배 정도 되지만 우리나라 전체 산 높이를 따지면 18번째 정도 되는 그리 크지 않은 산이다. 하지만 워낙 악산이기 때문에 등산객이 찾기가 쉽지 않다. 산 입구에 소림사가 자리한 이유도 이 악산을 수련에 이용하기 위해서다.
숭산을 찾은 대부분 사람들이 케이블카를 이용해 정상에 오른다. 높이에 따라 케이블카의 요금이 다른데 가장 높은 곳은 250위안(4만3천원) 정도로 꽤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현지 관광해설사인 장용 씨는 "자연파괴를 우려해 숭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않았다면 중국의 유명 관광지가 될 수 없었다"며 "케이블카를 대신해 악산에 무리하게 등산로를 설치했다면 안전 문제도 있고 더 심한 자연파괴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숭산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외곽지 호텔에서 숙박한다. 중국 정부는 문화재 보호와 난개발을 막으려고 도시 외곽에 별도의 개발구를 정해 그곳에 호텔 등을 건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광객들은 숭산을 보려고 고속열차와 관광버스 등을 탄다. 숭산을 통해 다양한 관광수익이 발생하게 하는 중국 시안의 관광전략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야간 볼거리 '장한가'와 자전거 여행의 시안 성벽
중국 시안 관광에서 눈여겨볼 것은 야간 볼거리다.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가 함께 목욕을 했다는 화청지는 낮에는 일반 관광지와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밤이 되면 이들을 주제로 한 실경 뮤지컬인 '장한가'가 펼쳐진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장한가는 지금까지 연극을 본 사람이 430만 명에 이른다. 대형 분수를 앞에 두고 관객 4천여 명의 좌석이 지하에서 올라오며 수백 명의 배우들이 수중과 대형 무대에서 공연을 펼친다. 와이어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배우도 있고 뒤편 산 전체에 조명을 설치해 또 다른 하늘을 표현하기도 했다.
관객들은 낮에 화청지를 구경하고 주변 상가를 이용해 저녁을 해결하고, 저녁에 장한가를 보려고 또다시 요금을 내고 화청지를 찾는다. 장한가 관람료는 좌석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우리 돈 4만~5만원 선이었다.
화청지 관계자는 "장한가 때문에 관광객 1인당 500~600위안(8만~10만원)은 이곳에서 쓰고 간다"며 "이 지역 사람들은 장한가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500년이 넘은 문화재 성벽 위를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시안 성벽 또한 명소로 꼽힌다. 작가 조정래가 쓴 소설 '정글만리'와 강호동, 이승기 등이 저팔계와 삼장법사 분장으로 출현한 TV 프로그램 '신서유기'에도 등장해 우리에게 익숙한 곳이다. 시안 성벽은 높이가 12m, 폭이 13m, 성벽 둘레는 13㎞ 정도 된다.
이곳에서 특이하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전거다. 성벽 위에 자전거 대여소가 몇 군데 있어서 자전거를 빌려 성벽을 돌 수 있다. 보증금 200위안(3만4천원)을 내고 대여료 45위안(7천600원)을 내면 2시간 동안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보통의 성인 남성이면 성벽 한 바퀴를 2시간 내에 무리 없이 돌 수 있으며 성벽을 중심으로 시안의 생활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도시 중앙에 있는 대안탑과 소안탑 등도 현대적인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문화재들이 중국만의 색다른 관광요소를 보여줬다.
시안 성벽 한 관리인은 "시안 성벽은 중국의 문화재를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곳이며 성벽 안팎으로 중국의 문화를 엿볼 수 있게 하는 곳"이라며 "자전거 대여료는 성벽 관리에 쓰이며 깨끗한 관리로 관광객들에게 더 나은 관광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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