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토산 지혈용 거즈 국산화 성공" 정민호 엔도비전 대표

입력 2016-09-20 04:55:05

(주)엔도비전의 정민호 대표는 자체 개발한
(주)엔도비전의 정민호 대표는 자체 개발한 '키토산 지혈용 거즈'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의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엔도비전 제공

"'일반 거즈가 아니라, 피를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난 새로운 의료용 거즈는 없을까.' 작은 아이디어가 새 의료기기 시장을 개척했죠."

㈜엔도비전은 키토산을 활용해 만든 지혈용 거즈로 올 들어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대구 의료기기업체다. 이 업체의 '키토산 지혈용 거즈'는 미국에서 개발해 국내에 수입된 기존 제품보다 가격은 15~20% 싸고 지혈 효과는 2배가량 뛰어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엔도비전 정민호(42) 대표는 "수술 도중 다량의 출혈이 발생할 때 신속하고 효과적인 지혈제가 많지 않다는 점에 착안했다. 지혈용 거즈 기술을 국산화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엔도비전은 2012년 대구 성서에서 설립된 의료기기업체다. 대구시 프리(Pre) 스타기업에 선정될 만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 대표는 "대학병원 등 의료진과 함께 의료현장에 필요한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내년 10월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4천여㎡ 규모의 본사와 연구소를 지어 입주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대학에서 화학공학, 대학원에서 약학을 전공했다.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며 관심을 뒀던 의료기기 분야에서 창업에 도전했다.

키토산 지혈용 거즈는 키토산 효과로 피를 빨리 멎게 하는 2등급 의료기기다. 갑각류 껍질에서 추출한 키틴을 알칼리 처리해 얻은 키토산을 거즈에 입혀 지혈 효과를 낸다. 지난해 출시하고 나서 지난달까지 의료기기 대리점에 공급한 누적 매출액은 31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국방부 등에 납품하기로 한 매출까지 더하면 35억원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올해 5월 참가한 국방의료기기 전시회가 좋은 기회가 됐다. 미국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나 품질이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받아 다음 달 국방부에 초도물량으로 4억원가량의 제품을 납품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연내로 국방과학기술연구소, 한국화학연구소와 공동으로 '군용 지혈키트' 개발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키토산 지혈용 거즈 개발 과정에선 2014년 9~12월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실험동물센터의 R&D 지원 및 검증이 주효했다. 정 대표는 "실험동물센터에는 전문가가 다수 포진해 있어 많은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실험동물센터와 다양한 의료기기 개발을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엔도비전은 실험동물센터와 공동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광역경제권지원사업으로 '양성'악성 대장질환 환자를 위한 인공장루(인공항문)' 시제품을 만들어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내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문을 여는 엔도비전 새 본사는 연구직 15명을 포함해 직원 수가 40명에 이른다. 설립 5년차 기업으로는 빠른 성장이다.

엔도비전은 올 하반기부터 ▷지혈군 ▷복강경군 ▷척추군으로 나눠 다양한 의료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대구에서 의료기업을 하면서 지방이라는 한계, 제품 홍보와 임상 인프라 등에서 부족한 면을 느낀다"면서 "대경첨복단지가 활성화돼 중소 의료기업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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