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총선서 여당 기록적 압승"…푸틴 철권통치 공고화

입력 2016-09-19 19:09:21

국가두마(하원) 의원 선출을 위한 러시아 총선에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개헌선을 크게 웃도는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19일(현지시간) 잠정 집계됐다.

지역구제와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혼합 선출 방식으로 치러진 전날 총선에서 통합러시아당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한편 250개 지역구 선거구 가운데 200개가 넘는 곳에서 우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돼 독자 개헌선인 300석을 훨씬 뛰어넘는 340여 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450석으로 구성된 이번 제7대 하원은 비례대표제로 250석, 지역구제로 250석이 결정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93% 개표 결과 비례대표 투표에서 통합러시아당이 54.27%, 전통 야당인 공산당이 13.46%,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이 13.25%,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의러시아당이 6.17%를 얻었다고 밝혔다.

통합러시아당은 또 후보를 낸 206곳의 지역구 선거구 203곳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의 개표 추세가 확정될 경우 통합러시아당은 비례대표 의석 140석, 지역구 의석 203석을 합쳐 모두 343석(전체 의석의 76.22%)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산당은 42석(9.34%), 자유민주당은 39석(8.67%), 정의러시아당은 23석(5.11%)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러시아당이 확보한 의석은 다른 당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충분히 개헌을 성사시킬 수 있는 절대다수 의석이다.

이번 선거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의장을 맡고 있는 통합러시아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일찌감치 점쳐졌었다.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사태 등에 따른 러시아와 서방 간 대결 구도에서 푸틴 대통령의 대(對)서방 강경 노선이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애국주의 분위기가 고조됐고 이것이 집권당에 대한 지지로 표출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투표 종료 직후 여당 선거운동본부를 찾아 "우리가 승리했다는 좋은 결과가 확실하다고 선언할 수 있다"며 "상황이 어렵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통합러시아당에 투표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통합러시아당의 절대다수 의석 확보와 더불어 공산당과 자유민주당, 정의러시아당 등 지난 의회를 구성한 나머지 제2∼4당도 전반적으로 크렘린궁을 지지하고 있어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국정 장악력은 흔들림 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동시에 2018년 대선 3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푸틴에게 이번 총선 결과는 상당한 자신감을 심어줬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