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DMZ를 UN에 기증하라

입력 2016-09-19 04:55:02

평양고등보통학교
평양고등보통학교'연세대(영문학)'보스턴대 대학원(철학박사) 졸업. 전 연세대 부총장. 현 태평양시대위원회 명예이사장

63년간 사람 살지 않은 비무장지대

유엔에 헌납해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

용산 미군기지엔 '트루먼 시티'건설

6·25전쟁서 지켜준 은혜 보답하도록

대한민국이 평화를 선용하여 G20에 끼일 만큼 경제적으로 강한 나라를 만들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한국인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한국은 1953년 체결된 휴전협정 덕분에 총성은 들리지 않는다. 아직 그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지난 63년 동안 우리는 전쟁을 멈추고 있을 뿐, 그 전쟁이 끝나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 나라의 대통령은 육'해'공군의 총사령관으로 그 힘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 땅의 총사령관으로 이 나라를 방어할 책임이 있다고 보는데, 우선 박 대통령이 휴전선에 뻗어 있는 폭 4㎞, 동서 248㎞에 이르는 이 광대한 비무장지대(DMZ)를 고스란히 유엔에 헌납한다고 선언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서울 용산에 있는 미 8군 부지 630에이커(2.55㎢), 77만1천120평도 아울러 유엔에 기증하고 거기에 유엔은 '트루먼 시티'를 건설하도록 미국에 종용하기를 원한다. 그 까닭은 이제 설명하겠다.

휴전선 비무장지대에는, 1953년부터 오늘의 이르기까지 63년 동안, 사람이 살지 못했다. 사람들의 내왕도 없다. 따라서 5천 년의 역사와 문화를 가진 이 나라의 허리 부분이 그토록 오랜 세월 '무인지경'으로 존재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어서 세계인의 관심이 거기에 쏠리고 있다. 바꾸어 말하자면 DMZ는 세계인의 관광명소가 될 것은 뻔한 일이다.

대한민국은 유엔과 특별한 관계를 맺은 나라이다. 남북한 동시 총선거를 위하여 유엔은 인도 사람 매논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감시단을 서울에 파견했으나 북은 반대했고 우리는 이를 받아들여 1948년 5'10선거가 훌륭하게 이루어져 제헌국회가 헌법을 작성하고 의결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이 탄생한 것이다. 그래서 그해 가을에 열린 유엔총회에는 장면을 수석으로 하고 조병옥, 김활란, 장기영 등이 한국 대표로 참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자리에서 유엔총회는 대한민국 정부를 한반도의 유일무이한 합법 정부로 승인한 것이다.

그때부터 스탈린과 공모하여 한반도의 적화통일을 꿈꾸며 6'25전쟁에 투입된 인민군은 문자 그대로 반란군에 지나지 않았다. 전쟁이 터지자마자 미국은 침략을 감행한 북의 인민군을 몰아내기 위하여 파병을 결정하였고 유엔의 깃발 아래 16개국의 젊은이들이, 당시만 해도 존재 자체가 불확실하던 대한민국 땅에 달려와 그 침략을 물리쳤다. 유엔이 없었으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유엔의 은혜를 무엇으로 갚을 수 있을까? 박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의 초청을 받고 미국의 상하원 합동회의 때 단상에 올라가 한반도 DMZ를 세계평화를 위한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선언하여 미 의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평화를 애호하는 전 세계 지성인들을 감동시킨 바 있다. 그다음 단계는 유엔에 DMZ 땅을 무상으로 기증하겠다고 대통령이 선언만 하면 된다. 유엔본부는 물론 그부속 건물들도 다 그 안에 세울 수 있고 호텔도 얼마든지 지울 수 있고 한반도의 허리에 마련된 자연생태는 수없는 관광객을 불러들여 그 수입만 가지고도 유엔은 자급자족할 수가 있다.

나는 용산에 미 8군 기지 77만 평도 유엔에 함께 기증하되 그 조그만 도시는 '트루먼 시티'로 명명하고 6'25전쟁 때 한국에서 전사한 미국 군인 5만4천246명과 부상당한 10만3천284명, 행방불명된 8천177명을 기념하여 마땅히 유엔으로부터 미국이 인수하여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친구 지갑종은 유엔 6'25참전국들을 돌보는 일을 한평생 해왔는데 이 통계 숫자에는 착오가 있다지만 이 숫자가 적힌 스티커는 내가 링컨 메모리얼 가까이에 있는 한국전 기념공원 앞에서 직접 구입한 것이다.

그토록 많은 피를 우리를 위해 흘려준 혈맹의 나라 대통령 이름을 따서 '트루먼 시티'를 만드는 일은 얼마나 고귀하고 보람있는 일인가! 어떤 반대라도 이겨내고 이 꿈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대통령 트루먼의 그 조속한 결단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지구 상에서 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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