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마약 가지고 있다 체포, 국내로 도주 '여대생 미스터리'

입력 2016-09-14 04:55:06

"생리 중" 현지 경찰 수색 거부, 출금 늦어진 틈 타 비행기 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인데….'

한 여대생이 해외 공항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적발됐다가 도주해 잠적한 후 무사히(?) 국내로 입국했지만 구속됐다.

대구지검은 최근 대구 모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A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A씨의 사연은 수사 당국에서도 주목대상이다. A씨는 성적 우수자로 대학에 입학한데다 도주 경로도 특이하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달 해외에서 머물다 귀국길에 현지 공항에서 마약인 해시시와 엑스터시 등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됐다. 해당 국가 공항경찰은 몸수색을 요구했지만 A씨는 생리 중이란 이유로 강하게 거부했고 결국 여경이 공항 화장실로 A씨를 데리고 갔다. 하지만 A씨는 여경을 따돌리고 도주해 잠적했다. 이 소식은 해당 국가의 주한대사관을 통해 A씨가 재학 중인 대학으로 통보됐다.

대학 관계자는 "A씨가 도주한 국가가 마약 사범에 대해 엄한 처벌을 하는 곳이라는 통보를 받고 학교에서 상당한 걱정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A씨는 얼마 뒤 비행기를 타고 국내로 들어왔다. 해당 국가 마약단속부서에서 A씨에 대한 출국 금지를 뒤늦게 한 탓이다. 이후 해당 국가 마약단속청은 주한대사관을 통해 A씨의 출국 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입국 후 열흘가량 뒤인 8월 27일 A씨를 검거했다.

현재 검찰과 경찰은 A씨의 마약 소지 혐의에 대해서는 확인했다. 하지만 A씨는 도주 경위와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도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적으론 마약 소지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경이 A씨의 도주 경위를 확인하지 않는 것은 해당 국가와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을 고려한 때문이다. 해당 국가 마약단속청의 마약 소지 혐의자에 대한 관리 소홀 문제가 국내에서 제기되면 해당 국가와의 외교적 관계는 물론 향후 수사 공조 등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검경의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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