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추석 같지 않다'는 하소연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들려온다. 우리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그만큼 어렵고 척박하다는 의미다. 경제, 남북관계, 정치 등 무엇 하나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없고, 정상적인 상황을 되찾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살이에 추석 보낼 걱정을 하고 있는 참에 북핵에다 공포스러운 지진까지 발생하니 마음은 더욱 우울해진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는 남을 배려하고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조차 각박해질 수밖에 없다. 가족'친지에게 건넬 선물 보따리부터 가벼워지고 단출해졌다. 선물을 주고받는 것도 확 줄었다. 김영란법 영향도 있겠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는 서민들이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수가 내리막을 걸으면 서민 가계는 더 힘들어진다.
추석을 앞둔 한국 경제는 대형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고용 시장이 얼어붙었고,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수출 전망도 불투명하다. 나랏빚이 600조원을 넘어섰다는 소식까지 들려오니 불안감이 더 커진다. 거기다 추가 지진 발생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면서 경제 주체들의 심리마저 위축돼 있다.
정치와 남북관계는 꼬일 대로 꼬여 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했지만, 정부와 여야는 대화와 타협은커녕 자신의 주장만 앞세우고 있을 뿐이다. 정치는 국민에게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하고, 대통령의 고집과 몇몇 정치인의 대권욕에 이리저리 표류하고 있다. 기대와 희망의 싹은 보이지 않고, 좌절과 두려움만 우리 사회를 휘감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오랜만에 마주한 가족'친지들이 신세 한탄이나 남 탓을 하면서 명절을 보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예로부터 명절만큼은 친지'이웃과 실컷 먹고 마시고 즐겨왔다. 못난 자식이나 취업 못한 형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 모두가 함께 어울려 정을 주고받는 것이 추석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처럼 이웃을 보듬고 배려하면 더할 나위 없는 추석이 되지 않을까 싶다. 몸은 고달프고 지치지만, 마음만은 밝고 유쾌한 추석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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