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갑부의 승용차 장례식 예고
특별 퍼포먼스로 장기 기증 큰폭 증가
대구시 유커 등 관광객 유치방안 제시
차별성 없는 무색무취의 계획이 다수
브라질의 갑부인 치퀴노 스카르파(Chiquinho Scarpa)는 2013년 9월 어느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믿기지 않는 글을 하나 올렸다. 무려 50만달러(약 5억7천만원)짜리 최고급 승용차 벤틀리의 장례식(Bentley Burial), 즉 자신의 최고급 승용차를 땅에 묻는 승용차 장례식을 열겠다는 듣도 보도 못한 기이한 알림을 게시했다. 그는 이 알림에서 "인간의 삶이 무덤에서 끝나지 않고 계속된다고 믿었던 이집트인에게서 영감을 받아, 본인도 보물을 묻으면 내세에서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그의 승용차 장례식 취지를 설명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페이스북에는, 즉 브라질 국민들의 반응은 격렬했다. 비난과 욕설이 쏟아졌다. 이에 스카르파는 그의 페이스북에는 물론, 심지어 여러 방송에 출연해 그의 승용차 장례식의 뜻을 설명하고, 자택에서 갖는 그 승용차 장례식에 시민들, 시청자들을 초대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승용차 장례식 당일 브라질의 거의 모든 주요 매체들은 특별취재팀을 보내고 몇몇 방송에선 생중계를 하기 위해 헬기까지 동원하는 등 센세이셔널한 관심이 쏟아졌다.
그런데, 스카르파는 장례식을 시작하기 직전 식장에 운집한 사람들을 집 안으로 안내했다. 그러고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혀 뜻밖의 말을 했다. "사람들은 승용차를 땅에 묻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의 장기는 그냥 땅에 묻어버리는가"라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소리를 했다.
그의 행동은 브라질 장기 기증 주간에 맞춰 진행된 특별 퍼포먼스였다. 브라질 국민의 장기 기증을 독려하기 위해 그의 고급 승용차 벤틀리를 땅에 묻는 승용차 장례식을 갖겠노라 선언한, 파격적인 이벤트였다.
이러한 스카르파의 파격적인 '반전(反轉) 마케팅'은 그 자체가 즉시 각종 언론매체에 크게 보도되고, 그 후 한 달 동안 브라질의 장기 기증이 31.5% 증가한 놀라운 결과가 창출되었다.
또 하나의 천재적인 마케팅 성공 사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즈음 미국의 남성들이 시가나 파이프 대신 오늘날처럼 가느다란 종이 담배를 즐겨 피우자, '럭키 스트라이크'로 유명한 미국의 대표적 담배회사 '아메리칸 토바코'는 판매 증대에 고심하다가 인류의 절반인 여성들이 담배를 피워야 판매와 수익이 곱절로 늘어날 거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 당시 'PR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는 에드워즈 버네이즈(Edward Bernays)에게 자문했다.
1920년대만 해도 공개 석상에서 여성의 흡연은 금기시되고 집 안에서만 몰래 흡연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거리에서도 거리낌 없이 공개적으로 담배를 피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것이 당시 여성들과 담배회사 모두의 미련과 욕망이었다. 이에 버네이즈는 그런 근본적인 문제를 100% 충족시켜 주는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자유의 횃불'(Torches of Freedom) 행사를 뉴욕시 한복판에서 진행하는 것이었다.
마침내 1929년 부활절 일요일에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퍼레이드 거리인 맨해튼 5번가에서 남녀 차별에 맞서는 여성 운동가들의 '자유의 횃불 행진'을 기획했다. '횃불'이란 바로 담배, '자유'는 '남녀 평등'을 의미하는 퍼포먼스인 것이었다. 담배를 피워 문 늘씬한 미녀들의 행진이 특히 당시 여성 흡연에 반대하는 보수적인 교회와 성당 앞을 지나갔기에 매스컴의 관심이 집중되었으며, 행사 후 5주 만에 뉴욕시의 극장가에 여성 흡연실이 생기게 되고 여성들의 길거리 흡연은 그 후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광경이 되었다.
최근 유커 등 해외 여행객의 마음을 잡기 위한 대구시의 발걸음이 잦다. 대구시관광협회는 중국 최대 국영 여행사인 중국여행사총사유한공사(CTS)와 MOU를 맺었고, 관광 활성화 방안을 여러 가지 제시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차별성(USP)도 없고 파격적인 감동도 없는 '무색무취'의 계획이 다수이다.
스카르파와 버네이즈 모두 파격적인 마케팅 이벤트 아이디어를 계획, 대성공으로 유도하여 그들이 전달하려고 하는 마케팅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해 세상을 바꾸었다. 때로는 도발적이고 반전의 모습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는 마케팅 이벤트 하나가 대구, 경북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한 방에 해결해 줄 수도 있다. 우리 모두 제2의 스카르파와 버네이즈가 되어보자!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이준석 이어 전광훈까지…쪼개지는 보수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