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민 "화합의 추석 쇠자"…사드 갈등 치유 여론 힘 얻어

입력 2016-09-13 04:55:02

"용서·화해로 상처 치료하고 정부차원 민심 수습책 내놔야"

#1 12일 성주읍 한 경로당. 지난 설 때까지만 해도 명절을 앞두고 경로당 한 편에는 자식들과 성주읍 각 사회단체에서 가져온 과일과 떡, 음료수 등이 수북이 쌓였다. 그런데 지금은 썰렁하다. 찾아오는 사람들도 손에 꼽을 정도. 한 어르신은 "아무도 찾아오지를 않는다"며 "유림의 고장 성주 모습이 무너졌다"고 했다.

#2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2일 성주전통시장. 가을비가 내리고 있어서인지 시장 안은 더욱 을씨년스러웠다. 추석 장을 보기 위해 성주읍에 사람들이 몰려야 하지만, 올해는 사드 탓에 발길이 뜸하다. 이웃 간에 작은 선물이라도 나눴는데 올해는 그것마저 보기 힘들다. 상인들은 "기관단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도 축소돼 올해 추석 대목은 물 건너간 것 같다. 사드로 인해 넉넉했던 정(情)까지 꽁꽁 얼어붙었다"고 하소연했다.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은 성주가 사드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개월 동안 홍역을 앓으면서 찢어진 민심은 회복이 요원하다. 원인을 제공한 중앙정부가 수습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주 사드 배치 철회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가 지난달 21일 제3후보지 검토 요청 결정을 한 뒤 지역 민심은 제3후보지를 찬성하는 군민들과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군민들로 갈라졌다.

민심이 갈라지면서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일부 군민들의 과격한 행동으로 인해 벌어진 갈등은 폭행에다 고소'고발로까지 이어졌다. 성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접수된 고소'고발은 모두 13건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추석을 맞아 뭔가 전환점을 찾아야 한다는 성주 어르신들의 얘기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용서와 화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상건 성주군 유림단체연합회 회장은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강경파들의 폭력행위 등은 정부의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에 격분해서 발생한 일"이라며 "폭행 등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고 이를 용서해 갈등과 분열에서 벗어나 이제 화합과 단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광희 투쟁위 홍보분과 단장은 "사드 배치 문제로 군민들이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다. 군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고 민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차원의 치유방안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와 국방부는 하루빨리 제3후보지에 대해 발표를 하고 민심 수습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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