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현장 소통 시장실' 재개…현장에서 쏟아진 민원들

입력 2016-09-13 04:55:02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현장 주민들 거수로 즉석 설문 조사

9일 열린 '현장 소통 시장실'에서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이하 매천시장)을 둘러싼 문제는 뜨거운 감자였다. 본인을 매천시장 상인이라고 소개한 한 주민은 "매천시장은 과거 칠곡 지역에서 농사를 짓던 농민과 인근의 팔달시장, 원대시장, 칠성시장 상인들이 모여 만들었다.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도 칠곡 사람이 가장 많다"면서 "최근 시장이 얼마 안 가서 이전된다는 얘기가 많아 걱정된다. 이 자리에 존속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권영진 대구시장은 현장에 모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즉석 설문 조사를 했다. 매천시장 이전과 리모델링 등에 대한 질문에 손을 들어달라고 한 것이다. 그 결과 주민 대부분은 매천시장을 현 위치에 두고 리모델링 해달라는 데 뜻을 모았다.

이런 결과가 나오자 매천시장 관계자가 발언에 나서 "주민들이 시장을 사용해줘서 고맙지만, 종사자들 입장도 이해해달라"면서 매천시장 이전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해 어색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권 시장은 "상인들 중에는 이전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는 북구 주민들이 어떤 생각인지 물어본 것이고, 조만간 매천시장을 찾아가 관련된 사람을 모아 얘기를 들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을 응급의료센터로 지정해달라는 요구에는 현장에서 곧바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관문동 주민 김모 씨는 "북구에는 칠곡경북대병원이 있지만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있지 않다. 골절이나 뇌출혈 등 심각한 상황에서는 진료할 수 없어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응급의료센터를 열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권 시장은 즉시 병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도록 지시한 후 토론 끝에 "원장과 통화한 결과, 9월 중으로는 준비가 완료될 듯하다. 10월에 시에서 심사해 결정하면 10월 말에는 응급의료센터가 설치될 것 같다"고 답변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읍내정보통신학교(대구소년원) 이전 문제를 두고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요청했다. 읍내동 주민 조모 씨는 "학교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소년원이다. 읍내동과 관음동에는 주민이 3만 명이나 되고, 초중고 학생도 많다. 이들에게 악영향을 줄까 봐 우려되고 지역 이미지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소년원을 조속히 이전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시 담당자는 "법무부는 이곳을 소년원이 아닌 학교로 보고 있다. 중앙 정부와 지자체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지역 주민이 법무부를 한 번 찾아가 달라. 가서 '학교에 철책이 있으면 누가 학교라 믿겠느냐. 미관이라도 학교처럼 만들어달라'고 전해달라. 시도 당연히 최선을 다하겠지만, 중앙 정부를 설득하는 가장 큰 무기는 주민의 갈망이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