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화 칼럼] 핵우산을 넘어서라

입력 2016-09-12 04:55:01

삶의 질 대신 핵에만 매달린 북한

더 시간 주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

이제 레짐 체인지, 불가피한 상황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9일 기어코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 발표대로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시험이 리틀보이급이든, 그보다 더한 놈이든 북한은 이미 핵무장 완성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이미 핵 광인(狂人) 김정은은 루비콘강을 건넜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약간 위력이 덜한 히로시마급이라고 추정하고, 그게 서울서 터진다면 단박에 인구의 1.24%(62만 명)가 이 땅에서 사라진다. 전국 병상(57만8252개, 올 3월 현재 군병상 포함)을 다 끌어모아도 치료 시스템은 작동 불능이다. 마비된다고 봐야 한다.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대재앙이 우리 머리 위로 날아다니고 있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 직후, 전략탄도 로켓에 장착할 수 있게 핵탄두의 표준화 규격화를 이룩했고,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해서 마음먹은 대로 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보복무력을 완성했다고도 강조했다. 보복무력이란 우연이든 의도했든 북한의 아날로그식 국지도발에 우리가 대응보복할 경우,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해서 보복하겠다는 의미까지 담고 있다. 휴전선 미루나무 도끼 만행과 같은 사건이 재발되었을 경우, 우리가 대응조치를 취하면 핵을 날리겠다는 엄포이다.

용납할 수 있는가. 북한의 핵미사일 보유는 '북한이 발의하고, 스탈린이 승인하였으며, 중국이 참여하면서' 국제적 동맹을 맺은 채 남침한 6'25전쟁 이후 63년간 유지돼 온 남북 간 군사적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첫째는 단결이다.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사분오열되면 김정은은 쾌재를 부를 것이다. "대한민국, 너들이 아무리 잘 살아봐야, 내 손바닥 안"이라고.

멸망의 지름길인 분열을 넘어 다시 한 번 위기를 완전 제압으로 바꾸려는 결기와 희생, 단결이 필요하다. 마침 오바마 대통령도 이제는 핵확장억제력 확보(선제공격 포함)를 언급했다. 북한 정권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던 푸에블로호 납치사건 때,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이 말렸다.

그 이후, 북한은 "뭐, 어떻게 북한이 핵폭탄을 만들겠어?"라는 민주진영의 안이한 판단을 먹잇감으로 삼고 핵사찰기구 IAEA(국제원자력기구)를 속이면서 핵개발에 매달려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더 이상 봐줄 시간이 없다. 이번에 기회를 놓치면, 대한민국은 없다. 말로만 하는 규탄은 필요 없다.

둘째는 핵무기를 직접 제거하는 방법 못지않게, 핵을 사용할 자를 제거하는 방법을 적극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북한체제에 대한 변화 즉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 교체)가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주한 미군기지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핵잠수함 개발에도 나서야 한다. 우리 실력이면 짧은 시간 내 실현 가능하다.

다음은 저항과 희생정신이다. 인류 전쟁사를 바꾸는 것은 저항정신이다. 자유와 민주를 위해 저항하지 않으면, 열심히 물개박수치지 않았다고 혹은 안경 닦았다고 고사포형을 당할 수 있는 북한에서 사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사실, 6'25 때 대한민국이 반격하고 인천상륙작전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준 자유민주 진영의 첫 승전보는 경북 상주 화령장 전투였다. 경상도 한 주민의 남침에 대한 저항정신이 대한민국을 건졌다.

마지막으로 상류사회의 대오각성과 희생정신이 되살아나야 한다. 영국 이튼 칼리지가 명문인 것은 나라가 위험할 때 맨 먼저 상류층 자녀들인 이 학교 졸업생들이 전장터로 나가 목숨을 바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고위직층 자녀의 4명 중 1명(일반인은 4%)이 군에 가지 않았다. 대단히 잘못됐다. 위기의 나라를 구할 사람은 지도층이다. 지도층이 내 자식만 살리겠다는 이기심을 벗어던지고 위기에 앞장서서 뛰어들 때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