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슬림들 '증오 범죄'에 떠난다

입력 2016-09-11 19:42:05

미국 뉴욕에서 30대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거리를 걸어가던 2명의 무슬림 여성에게 "미국을 떠나라"는 폭언과 함께 이들을 마구 폭행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뉴욕 브루클린 경찰은 '증오 범죄'로 결론짓고 이 여성에 대한 기소 여부를 심리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고 지역 언론들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에미르제타 젤릴리(32)라는 여성은 지난 8일 뉴욕 브루클린 배스비치에서 길을 걸어가던 무슬림 여성 2명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발길질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두 여성은 히잡을 쓴 채 2개의 유모차에 11개월과 15개월 아기를 각각 태우고 걸어가고 있었다.

젤릴리는 "여기는 미국이다. 당신들은 우리와 다르면 안 돼"라면서 욕설을 섞어 "미국에서 나가. 여기는 당신들이 있을 곳이 아니다"라고 소리쳤다. 이어 이들 여성이 머리에 두르고 있던 히잡을 벗겨 내려 했고, 아기들이 타고 있던 유모차까지 거칠게 밀어냈다. 그러나 폭행을 당한 여성과 아기들은 많이 다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아메리카'이슬람 관계 위원회는 발표문을 내고 "검찰이 이 끔찍한 공격에 대해 기소 절차를 밟아주기 촉구한다"면서 모스크(이슬람 사원), 이슬람 시설에 대한 경찰의 경계 강화를 요구했다.

지난달 뉴욕 퀸스의 한 모스크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이맘이 총격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뉴욕의 무슬림들은 증오 범죄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이슬람권의 최대 명절인 희생제와 미국 9'11테러 15주년 추념 일이 비슷한 기간에 겹쳐 이슬람 공동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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