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한때 2030선까지 갔다가 '반등'

입력 2016-09-10 04:55:02

北 5차 핵실험 파장…하락폭 줄곧 1%대 초반 제한

9일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주장한 가운데도 국내외 금융시장은 크게 들썩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86포인트(1.25%) 내린 2,037.87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오전 14.79포인트(0.72%) 내린 2,048.94로 출발했으나 오전 9시 40분쯤 북한 핵실험 소식이 나온 이후 장중 한때 2,030선을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곧이어 지수가 빠르게 회복하며 하락 폭은 줄곧 1%대 초반에서 제한됐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도 1천154억원에서 그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4원 오른 1,098.0원으로 시작해 북한 핵실험 가능성이 알려진 직후 1,103.0원까지 순간적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서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자금 확보에 나선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화 매도)이 쏟아지면서 1,100원 선 안팎이던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 1,098.4원에 장을 마쳤다.

그간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였던 북한 핵실험 이슈는 점점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이는 지금껏 금융시장이 북한의 도발 때마다 잠시 충격을 받았다가 금세 제자리를 되찾는 추세를 반복하면서 얻은 '학습 효과'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증시의 약세는 북한 핵실험보다도 간밤 발표된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에 대한 실망감과 삼성전자의 약세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간밤 ECB는 주요 정책금리를 모두 동결하고, 추가 완화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양적완화 연장을 기대했던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약세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매도세에 3.9%의 낙폭을 기록하며 지수 전체에 부담을 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의 여파가 남은 탓에 8년 만에 미국 다우존스 지속경영가능지수(DJSI) 월드에서 제외됐고 이 영향으로 매도세가 쏠렸다.

전문가들은 추석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는 점 역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번 핵실험 소식에 방산주 등 일부 종목의 주가는 급등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빅텍(17.47%), 스페코(5.97%) 등 방산주들은 동반 강세를 보이고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방산주들이 크게 들썩이다가 원위치로 돌아가는 양상이 반복됐던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유럽 지중해지진센터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북한 풍계리 인근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진 발생 4시간 만인 이날 오후 1시 30분 핵무기연구소 명의의 성명을 통해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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