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1.9㎜의 기록적인 폭우로 수마가 휩쓸고 간 울릉도는 여전히 혼란 상태다. 육지에서 긴급 투입된 군인, 공무원 등이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생활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도 일부 울릉군청 공무원들이 술판을 벌이고 스크린골프를 치다가 적발됐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
수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지난 1일 오후, 하성찬 울릉부군수는 간부들과 고깃집에서 3시간 이상 술판을 벌였다. 군수가 부재 중인 상황에서 수해 현장을 지휘해야 할 부군수가 이런 짓을 했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하급 공무원들이 현장 곳곳에서 밤늦게까지 도로를 통제하고 복구작업을 벌이는 와중에 간부들은 느긋하게 회식을 했다고 하니, 술이 목구멍으로 제대로 넘어간 것이 이상할 정도다.
그것뿐이라면 일부 정신 나간 간부들의 일탈행위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근데 이런 황당한 공무원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 더 큰 문제다. 154.5㎜의 폭우가 다시 퍼붓던 3일 새벽에는 군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이 텅 비어 있었다. 한 군의원이 인근 지역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민 전화를 받고 급히 상황실을 찾아가니 근무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울릉군은 태풍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잠시 휴식시간을 줬다고 해명했지만, 수해 피해가 불어나던 시점인 것을 고려하면 설득력 없는 변명일 뿐이다.
일부 공무원은 피해 복구가 한창이던 6일 오후 스크린골프를 치다가 감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현장에서 근무하는 틈을 노려 스크린골프를 즐겼다고 하니 양심불량 수준을 넘어 범죄행위에 가깝다. 이 소식에 100여 명의 이재민과 육지에서 지원 나온 군인들이 엄청난 분노감을 느꼈다고 하니 울릉도 전체의 망신이다.
울릉군 공무원들이 예전부터 기강 해이와 비리로 자주 문제를 일으켜왔다는 점을 볼 때 이번 사건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지 모른다. 이 기회에 울릉군 공무원의 기강과 도덕적 해이를 바로잡아야 울릉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주민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황당한 짓거리를 벌인 공무원들을 일벌백계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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