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진입로 막고 북구미IC 신설

입력 2016-09-07 04:55:02

부곡동 60여 가구 반발 "농지 가려면 600m 돌아" 구미시 "불가피한 선택"

경부고속도로 북구미 하이패스 전용 나들목(IC) 설치에 대해 구미시 부곡동(나들목 진출 마을) 주민 60여 가구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와 구미시는 원평'지산'도량'선주원남동 등 구미 북부지역 교통량 급증을 해소하고, 지역 균형개발을 촉진하고자 북구미나들목 신설을 추진해 왔다. 두 기관은 애초 나들목 설치 장소로 구미대학교 인근과 도량2동 일대를 검토했었다. 하지만 기술적인 문제와 교통 혼잡, 공사비 부담 등 부정적 요소가 많아 고민 끝에 구미시 선주원남동 GM웨딩 일원을 새로운 부지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나들목 진출 지점에 위치한 부곡동 주민들은 '농로'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그동안 농로로 사용해 오던 길이 하이패스 진출입로로 바뀌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고속도로 건너편의 농경지로 가려면 지금보다 600여m를 돌아가는 농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 마을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주민들이 이용하던 농로를 동의 과정도 거치고 않고 고속도로 진출입로로 사용한다고 통보만 하는데 어이가 없다"며 "걸어서 농사짓는 주민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는 고속도로 나들목 신설에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

주민 김산호(54) 씨는 "마을 진입로를 막고 북구미IC를 설치하는 상식 이하의 행정을 하고 있다. 이 농로는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주민들이 수차례 진정을 넣어 넓힌 곳"이라며 "이런 곳을 주민들에게서 빼앗아 가겠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구미시는 선주원남동 GM웨딩 일원에 사업비 250억원을 들여 하이패스 차로와 진출입로, 교량, 나들목 1곳을 설치할 계획으로, 올 연말까지 실시설계 용역을 완료한다. 내년에는 도시관리계획 결정 후 편입토지 보상을 마무리하고 공사에 착공해 2019년 완공할 예정이다.

구미시 최명호 도로과장은 "한국도로공사와 오랜 시간에 걸쳐 주민 불편이 없는 장소를 선정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이곳에 고속도로 나들목을 신설하면 북부권 주민들의 고속도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불가피하게 어려운 선택을 하게 된 점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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