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가구 중 400가구 15개월간 난방비 '0'?

입력 2016-09-06 04:55:06

[독자와 함께] 대구 서구 한 아파트 이상한 난방비 부과

대구 서구 중리동 A아파트가 난방비 부과 문제를 둘러싸고 시끄럽다.

2천여 가구 중 400여 가구가 1년 이상 난방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때문이다. 결국 일부 가구가 내지 않은 난방비는 다른 가구들이 부담한 꼴이 돼 아파트 단지 관리비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A아파트 일부 주민들은 월 평균 400여 가구가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납부한 난방비가 0원으로 집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아파트 전체 가구의 20%에 해당하는 수로 이들이 납부하지 않은 난방비 금액만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주민들은 추정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지역난방 방식으로 난방하고 있다. 이는 지역난방공사로부터 열을 받아 아파트 기계실에서 배관을 통해 각 가구에 열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때 전체 난방비는 가구 난방비와 가구별 온수비, 공동 난방비를 더한 금액이다. 따라서 해당 가구가 난방을 했음에도 난방비가 0원으로 집계됐다면 그만큼 공동 난방비가 올라가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 1월 이 아파트의 공동 난방비는 약 3천800만원으로 해당 월 전체 난방비의 15.5%에 달했다. 2014년 6.5%, 지난해 8%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수치다.

주민 서모(57) 씨는 "주민들이 대신 납부한 난방비가 2억~3억원에 이르고 다른 가구에서 사용한 난방비를 부담했다는 생각에 화가 난다"며 "관리사무소가 1년이나 넘게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를 방치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구청에도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특히 증거 자료까지 제시했음에도 조사에 나서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각 가구별 계량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집계가 안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허모(58) 관리소장은"보통 계량기 배터리가 5, 6년이면 수명을 다하는데 아직 교체를 하지 않아 일어난 문제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가구 전체를 대상으로 배터리 교체를 진행하고 있으며 10월 전에 완료될 것"이라며 "0원 집계 가구에 대해 요금을 전년 동월 사용량으로 적용해 부과했다"고 밝혔다.

서구청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민이 워낙 많아 구청에서 모두 조사를 하는 것보다 아파트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문제가 지속될 경우 관리사무소에 의견서를 제출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려왔습니다]

본지 6일 자 8면에 보도된 '2천가구 중 400가구 15개월간 난방비 0' 기사에서 주민 A씨가 "주민들이 대신 납부한 난방비가 2억~3억원에 이른다"는 주장과 관련 관리사무소 측은 "대납한 난방비가 15개월 동안 4천만~5천만원 수준"이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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