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빗길에 친구집으로 데려주려다…"

입력 2016-09-05 04:55:05

함께 있었던 동네 친구들 눈물

교통사고로 숨진 5명의 고교생 중 3명이 외동아들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5명의 시신이 안치된 달성군 성요셉요양병원 장례식장은 침통함으로 가득차 있었다. 한 사망자의 어머니는 아들 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울부짖다 실신했고 다른 유족들은 밤새 울다 지쳐 멍하니 있는 상태였다.

이번 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는 "5명 중 세 명이 외동아들이라 다들 아들 같았고 말복에는 삼계탕을 만들어줬다"며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사망한 5명은 화원고와 달서공고에 재학중으로 모두 달성군 현풍에서 나고 자란 동네 친구들인 탓에 장례식장을 찾은 조문객은 초'중'고를 함께 다닌 친구들이 많았다.

사고 당일 새벽까지 함께 있었다는 A군은 그날의 기억을 상세하게 들려줬다. A군에 따르면 2일 오후 5시에서 6시쯤 학교를 마치고 하나둘 씩 모이기 시작해 동네 친구 9명이 모였다. 렌터카는 사고 전날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오후 3시까지 빌린 상태였다. A군은 "차 한 대를 여러 명이서 나눠 타며 친구 어머니가 운영하는 노래방과 피씨방을 전전하다 저녁 늦게 현풍 테크노폴리스 인근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새벽 4시쯤 나는 집으로 향했고 사고를 당한 5명만 남았고 이게 친구들을 본 마지막 모습이었다"며 "아마 논공 쪽에 사는 친구들을 집에 데려다주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교 동창 7명과 함께 장례식장을 찾은 학생들에게 희생자들에 대해 묻자 "다 친해서 누구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달서공고에 재학 중 사고를 당한 A군과 1,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는 한 학생은 "키도 180㎝가 넘고 멋진 친구였다. 가끔 담배도 피우고 말썽도 부렸지만 어른들에게 항상 예의 있게 행동해서 선생님들이 다 좋아했다"며 "SNS에 사망소식이 하나, 두 개 올라올 때까지만 해도 장난인 줄 알았는데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