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추경 막판 진통에 연찬회 무기한 연기

입력 2016-08-31 04:55:02

의석 줄고 야당에 끌려다녀, 전체 의원 워크숍 못 열 판

새누리당이 뼈아픈 여소야대(與小野大)의 현실을 직접 체험했다. 추가경정 예산안(이하 추경) 편성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새누리당의 최대 행사인 연찬회까지 취소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새누리당이 19대 국회에서는 과반 의석을 차지해 국회 운영을 주도했지만 20대에는 129석으로 쪼그라들면서 171석의 야당에 끌려다니고 있다.

30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 처리를 약속했던 여야가 대치한 주된 이유는 '지방교육채 상환 예산' 탓이다. 전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부담으로 지방 채무가 늘자 지방 교육채 상환을 위한 예산 6천억원 증액안을 단독 처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교문위는 상임위원장이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 위원 29명 중 야당 소속이 16명(더불어민주당 12명, 국민의당 4명)으로 여소야대 국회의 축소판이다.

새누리당이 여당이긴 하지만 전체 300석 중 129석(43%)만으로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지난해 12월 과반 의석을 갖고 있던 새누리당은 원샷법(기업활력제고 특별법)과 테러방지법 처리를 위해 12월 임시국회를 소집할 수 있었지만 이런 이야기는 추억이 됐다. 19대와 달리 20대 국회 운영 주도권은 171석(무소속 포함)을 차지한 야당에 있다. 또 국회의 대표인 국회의장, 정부 예산을 관장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장까지 모두 더민주가 가져갔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300명 의원 중 170명이 넘는 거대 야당이 뭐든지 깎을 수 있고 뭐든지 증액할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비판한 것도 현재 정치 구도 탓이다. 추경 협상이 난항을 겪자 급기야 새누리당 전체 의원 워크숍인 1박2일 연찬회까지 무기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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