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줄면 집값 오를 것" 견본주택 북적

입력 2016-08-29 04:55:08

정부 아파트 물량 조정에 덕 보는 아파트 시장

다음 달 초 계약을 앞둔 동화주택의 수성알파시티 동화아이위시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평균 청약경쟁률이 35.66대 1로 1순위 마감을 기록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고 완판 신화를 쓸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내놓은 아파트 분양물량 조정 정책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몸값이 더욱 치솟고 있다.

지역 분양 전문가들은 "대구는 투기자본이 분양시장을 지배하는 경향이 짙다 보니 청약경쟁률이 아무리 높아도 실제 계약 성적은 저조한 사례가 적잖았다. 이번 정부 정책 때문에 목 좋은 아파트의 몸값은 오르고, 단기 투자성 아파트는 완판 분양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27일 이곳 견본주택을 찾은 50대 주부는 수첩까지 꺼내 꼼꼼히 상담 내용을 메모했다. 그는 "청약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공급을 줄인다고 하니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며 "청약은 마감됐지만 웃돈을 주고라도 투자를 해야 할지 현장 분위기를 알아보려고 한다"고 했다. 동화주택 측은 "정부 정책 발표 후 견본주택에는 청약이 마감됐는데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공급 축소와 중도금 대출보증 규제 확대로 이어지면서 공급량이 많은 대구 부동산시장에는 일정 부분 소화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구의 경우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세천지구 등 아파트 공급 쏠림 탓에 이들 지역은 물론 달서구 대곡, 월배, 장기동 등지의 전세가와 매매가가 하향곡선을 그리는 상황이다.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이진우 소장은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신규 분양 옥죄기 정책으로 전세를 선호하거나 매매가격 추세를 지켜보던 잠재적 수요자들이 매매시장에 적극 뛰어들 동력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다른 지역 분양단지들도 비슷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GS건설이 지난 5월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분양한 스카이시티자이 아파트도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주말에 견본주택 내방객과 신규 계약이 크게 증가했다. GS건설 관계자는 "공공택지 내 아파트의 희소성이 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해서인지 계약을 망설이던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 같다. 좋은 동호수를 선점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모습"이라고 했다.

반면 다른 분양권을 1건 이상 보유한 갈아타기 또는 투자 수요는 앞으로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반응도 엿보이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중도금 대출 건수가 2건으로 제한되고 소득자료 증빙 서류도 제출해야 하는 등 제약이 늘면서 묻지 마 청약은 줄어들 것"이라며 "청약 인기 지역은 실수요나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면서 경쟁률이 치솟고, 나머지 지역은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쏠림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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