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상반기 54조원 늘어 '역대 최대'

입력 2016-08-26 04:55:02

이번 대책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인 측면이 강하다. 그동안 정부의 다양한 가계대출 억제책에도 불구, 가계부채는 2분기에도 33조원 넘게 증가하며 1천250조원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 전체로는 54조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은 1천257조3천억원으로 전분기(1천223조7천억원)보다 33조6천억원(2.7%)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과 보험사 등 기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에 카드사'백화점'자동차할부 등 판매신용 금액을 모두 더한 것으로 가계부채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2분기 가계부채 증가액은 1분기(20조6천억원)보다 13조원이나 많은 것으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2년 이후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지난 2월부터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시행 중이지만 가계부채 급증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택경기 활황세로 아파트 분양이 증가하면서 집단대출(중도금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대출도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상반기 전체 증가액은 54조2천억원으로 2002년 통계 편제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은행권 집단대출의 경우 2012~2014년 상반기에 전분기 대비 평균 1조원씩 줄었고 지난해 상반기에도 1조5천억이 감소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오히려 11조9천억원이 증가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86조7천억원으로, 32조9천억원 증가해 1분기(20조5천억원)보다 12조4천억원이나 많아졌다. 예금은행 가계대출 중에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13조원 늘어나 역대 세 번째로 높다. 아파트 분양시장의 활황으로 중도금대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상반기 전체로는 18조4천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는 소비 제약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한편 대내외 충격 등에 따른 금리 상승 또는 주택가격 하락 시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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