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추미애 대선 최적 조합
헌정 사상 최초로 대구경북(TK) 출신 야당(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호남 출신의 보수당(새누리당) 대표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는 그림이 만들어질까? 성사만 된다면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 온 '지역주의'를 넘어서는 쾌거이자 새누리당의 서진(西進), 더민주의 동진(東進)에도 미묘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7일 먼저 이변을 낳았다. 27일 더민주 대표 경선에서 대구 출신인 추미애 의원이 승리하면 남은 퍼즐이 완성된다.
◆추미애 대세론 유지, 친노 진영 설득이 관건
추 의원의 지지기반은 당내 주류인 친문계(문재인 전 대표 지지층)다. 현재 문 전 대표의 측근인 최재성 전 의원을 비롯해 정청래'김현'진성준'최민희 전 의원 등이 추 의원 선거캠프에 포진해 있다. 또 추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발을 디딘 인연으로 호남에서도 분위기가 괜찮은 편이다. 여기에 고향인 TK의 압도적인 지지와 당내 여성 표심까지 더해진다면 무난하게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민주 관계자는 "친문계가 추 의원을 미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추미애 당 대표'조합이 차기 대선에서 가장 많은 표를 모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기 때문"이라며 "호남에서의 지지 회복, TK 표심 공략, 여성유권자 지지 확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당의 노선 구축 가능성 측면에서 추 후보가 최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 의원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여전히 적지 않은 당내 지분을 보유한 친노 진영(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층)의 표심을 휘어잡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일부 친노진영에서는 추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에선 대의원과 권리당원(인터넷 당원 포함)을 대거 확보한 친노'친문 진영의 지지를 확보해야만 당권을 거머쥘 수 있다. 추 의원이 탄핵전력 시비와 함께 타협을 모르는 성격이라는 당내 주류의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키느냐가 승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대 양당, 상대 텃밭 공략에 나설 전망
'추미애의 더민주, 이정현의 새누리당' 구도는 한국정치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계기로도 작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묻지마식 투표'의 근본요인이었던 지역주의를 완화하는 일대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현 대표는 지난 23일 전북도청에서 호남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호남 챙기기 행보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호남은 더 이상 새누리당에서 소외세력이 아니라 당내 한 축이다. 20대 총선 이후 바뀐 호남의 정치구도에서 새누리당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새누리당의 서진을 선언한 것이다.
추미애 의원이 대표가 될 경우 TK 역시 더민주로부터 예전과 다른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선을 앞둔 시점이라 더민주도 동진정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TK 정치권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부겸 더민주 의원과 홍의락 무소속 의원의 당선으로 야당이 싹을 틔운 상황에서 추미애 대표(?)까지 합세할 경우 TK에서 정당 간 경쟁이 새 국면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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