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쏜 날 한중일 '北 도발불용' 재확인…사드 갈등은 여전

입력 2016-08-24 18:49:26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한 24일 한'중'일은 도쿄에서 열린 3자 및 양자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에 반대하는 기본 입장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을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그렸다. 그에 따라 향후 대북 압박을 위한 공조 전선에서 사드 갈등은 계속 숙제로 남았다.

◆북핵 불용'안보리 결의 이행 의지 확인 성과

한미 합동훈련과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등 중요한 외교안보 일정을 다분히 의식한 듯한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 등이 '불용' 방침을 확인한 것은 성과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세 장관은 SLBM 발사가 '용인할 수 없는 도발'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한중일이 주도하기로 했다. 더불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서 북핵 불용, 추가 도발 억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 등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세 장관은 재확인했다.

사드 문제로 한'중 사이에 갈등 전선이 생겼지만 이런 기본 원칙에 대해 중국도 이견이 없었다.

◆사드 관련 한중 '기본입장 교환'에 그쳐…찬반 '평행선'

그러나 윤 장관과 왕 부장의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사드를 둘러싼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외교부는 마침 한중 수교 24주년 기념일에 열린 이날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의 사드 논의에 대해 "기본 입장을 교환했다"며 "관련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기본 입장을 교환했다'는 이야기는 주한미군 사드 배치가 한국 안보에 필요불가결한 조치라는 한국의 입장과 사드 배치를 미중 간 전략적 경쟁 구도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여기는 중국의 입장 사이에 접점을 찾지는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왕이 부장은 윤 장관과의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9월 4, 5일 중국 항저우) 방문을 환영하지만, 한중 관계는 일련의 문제를 피할 수 없다"면서 회담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결연히 반대 의사를 견지했다"고 말했다.

한중 간의 사드 갈등은 결국 가장 큰 대북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형식적인 제재 이행에 머물지, 실질적인 대북 압박을 가할지를 가르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다만 윤 장관이 "특정 사안으로 인해 양국 관계 발전의 대국(큰 틀)이 저해되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양국 간 사드 관련 소통을 지속하기로 합의한 것은 '갈등 관리'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중국도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한국과의 갈등이 크게 부각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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