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권 주자들 사퇴 압박…유승민 청와대 향한 쓴소리
여권 유력 대권 주자들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퇴진론에 힘을 싣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를 향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유승민 의원이 22일 사퇴 필요성을 공식 언급했고, 앞서 김무성 전 대표도 같은 입장을 밝혀 비박계 주자를 중심으로 우병우 사퇴론이 확산되고 있다. 아직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까지 사퇴 요구에 가세한다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권 후보와 청와대가 본격 대결 구도로 들어설 것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유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우 수석이) 이대로 버티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원내대표직 사퇴와 올해 3월 총선 직전 새누리당 공천 파동으로 탈당할 때 '헌법 1조 1항과 2항'을 각각 언급하며 청와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이후 유 의원은 청와대를 향해 말을 아껴왔다. 올해 처음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언'(苦言)을 한 셈이다. 이어 그는 "드러난 의혹만 해도 우 수석은 국민 신뢰를 잃었고 일을 계속하기 힘들다"면서 "억울한 측면이 있어도 과감하게 정리하고 박근혜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국가 미래를 위한 개혁 과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밝혔다.
비박계 주자 중 우 수석의 사퇴를 가장 먼저 촉구한 사람은 김무성 전 대표다. 그는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 부담을 덜어주는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며 우 수석의 자진 사퇴를 공개 요구한 바 있다.
또 새누리당 소장개혁파의 원조로 대권 후보 대열에 이름을 올린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의 입에도 관심이 쏠린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3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입장 표명을 유예했고, 남경필 경기지사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유 의원과 김 전 대표가 자기 목소리를 낸 상황에서 계속 침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친박계인 정진석 원내대표까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공개적으로 퇴진을 요구하는 등 원내지도부도 우 수석을 감싸지 않고 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권 주자들은 우 수석 사태에서 민심을 거스르며 청와대를 옹호하면 정치적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정 원내대표도 당내 '불협화음'을 예상하면서 사퇴 목소리를 낸 것은 힘의 균형이 차기 대권 주자들에게 쏠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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